[사설] 신망과 균형감각 갖춘 대법관 기대한다
입력 2012-05-17 18:33
박일환 대법관 등 4명의 대법관이 7월 14일 임기 만료로 퇴임함에 따라 새 대법관에 누가 임명될지 관심이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에 따라 대통령이 임명하며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다음 달 1일 3배수 이상의 후보를 추천하면 이 가운데 4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며, 관례상 모두 임명된다.
무엇보다도 새로 대법관에 임명될 사람은 조직 안팎의 신망과 사회적 균형감을 가져야 한다. 대법관은 사회의 갈등을 최종적으로
조정하고, 국민행동 준칙을 정하는 성스럽고도 어려운 자리인 만큼 인격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인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태가 말해주듯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는 한쪽 이념에 치우친 사람이 적지 않다. 좌우를 모두 포용하면서도 분명한 분별력을 갖춘 식견과 경륜이 필요하다.
대법원은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욕구를 지혜롭게 판단하면서도 소수자나 약자 등 소외계층의 이익도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새로 선임될 대법관 가운데는 소수를 대표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포함시키는 방안도 강구됐으면 한다. 마침 양 대법원장은 대법관 인선기준으로 전문성과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각별한 관심을 가지길 기대한다.
사회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이해관계가 첨예해짐에 따라 갈등의 양상도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능화된 범죄도 줄지 않아 엄격한 증거를 요구하는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빈발하고 있다. 엉킨 실타래 같은 복잡한 사건을 일목요연하게 푸는 솔로몬 같은 지혜를 갖춘 인물이 대법관에 선임돼야 하는 이유다. 민사재판이나 형사재판에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뽑았으면 한다.
최근 사법부는 일부 판사들의 돌출 행동과 법원을 비판하는 영화 등으로 신뢰의 위기에 빠져있다. 억울한 국민들이 마지막으로 의지하는 곳이 바로 법원이며, 법원의 최고 정점에 대법관이 있다. 따라서 국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헤아릴 줄 아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인물이 대법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