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연골어류가 되라

입력 2012-05-17 18:20


목사로서 아들이 목회자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다른 학문을 전공하는 아들에게 가끔 복음을 위한 목사가 될 생각이 없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러나 얼마 전 아들의 답을 들은 뒤 다시는 물어보지 않는다.

아이에게 목사가 될 마음이 없느냐고 묻자 자신은 목사를 생각하면 상어가 떠오른다고 했다.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해 목사를 그렇게 무서운 대상으로 여기냐고 묻자 아들의 대답은 달랐다. 목사 아들로 자란 자신이 목사가 무서운 대상일 리가 있겠느냐고 하면서 자신이 아는 목사는 상어처럼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상어는 연골어류로 다른 경골어류와는 달리 부레가 없기 때문에 바닥에 가라앉지 않기 위해 가벼운 지방을 축적한 뒤 쉬지 않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 번 목사가 되면 다른 모든 삶의 여유와 쉼도 버리고 쉬지 않고 한 길을 가야 하는데 자신은 그럴 자신이 없으며, 그럴 각오가 되면 자원하겠다는 것이다. 그의 말을 듣고 난 뒤 교인들이 바라는 목사의 상이 그러한 것임을 생각하며 새롭게 다짐하게 되었다.

김상현 목사(인천 부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