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얽힌 당대 지배담론과 인간의 욕망… ‘사람을 닮은 집, 세상을 담은 집’
입력 2012-05-17 18:18
사람을 닮은 집, 세상을 담은 집/서윤영(서해문집·1만1900원)
흔히 건축을 생활을 담는 그릇이라 한다. 그렇다면 그 그릇 속에 담긴 것은 무엇인가. 네모난 그릇 속에 담긴 물은 네모 형태를 띠고 둥근 그릇 속에 담긴 물은 둥근 형태를 띤다. 즉 건축은 우리 일상의 모습을 기존 사회체제에 순응시키려는 또 하나의 사회제도인 것이다. 건축학도인 저자는 건축의 형태를 결정짓는 요인을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했다.
‘이야기가 있는 집’ ‘사회를 비추는 집’ ‘역사를 품은 집’ ‘사람을 닮은 집’ ‘세상을 담은 집’ 등 5가지 주제로 집에 얽힌 당대의 지배 담론과 인간 개인의 욕망을 이야기한다. 새는 나뭇가지를 엮어 집을 짓는다. 개미와 벌 같은 곤충도 집을 짓는다. 그러나 지능이 높은 영장류는 대부분 집을 짓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이 집을 짓는다. 인간은 왜 집을 짓기 시작했을까.
나무 막대로 뼈대를 세우고 풀 엮음을 얹으면 마련할 수 있었던 고대의 보금자리. 평생을 땀 흘려 일궈야 하는 꿈이 되어버린 이 땅의 집들이 만들어진 역사를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들려준다. 기나긴 세월의 흐름 속에서 마당과 마루가 사라지고 대단지 아파트와 주상복합아파트가 생기게 된 이유 등을 사진 및 건축물 설계 도면과 함께 찬찬히 들여다본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