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카스트로 딸에 비자 발급할 듯… 美, 쿠바에 관계개선 신호탄

입력 2012-05-16 19:16

미국 정부가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겸 총리의 딸이자 피델 카스트로의 조카인 마리엘라 카스트로 에스핀의 미국 입국을 허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주기구(OAS) 등 중남미 국가들로부터 쿠바 제재를 해제하라는 강한 압박을 받아온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쿠바에 대해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신호일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보수성향 학술·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뉴스블로그인 ‘파운드리(foundray)’는 15일(현지시간) 마리엘라의 미국 측 초청자의 말을 인용, 미 국무부가 그에게 입국 비자를 발급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쿠바 국립 성교육센터 소장인 마리엘라는 오는 23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라틴아메리카학회(LASA)가 주최하는 학술회의에 강연자로 참석할 예정이다. 마리엘라는 삼촌인 피델과 아버지 라울에 이어 차기 쿠바 최고지도자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마리엘라가 이끄는 성교육센터는 쿠바 보건부 산하 기구로, 그녀는 쿠바 공무원이다. 1975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 발효된 대통령포고문 5377호에 따르면 쿠바정부 공무원이거나 쿠바 공산당원은 미국에 입국할 수 없다.

오바마 행정부는 여기서 더 나아가 쿠바 등에서 인권유린에 협조한 외국인에게도 미국 비자 발급을 금지했다.

하지만 유엔 관련 업무 등 국무장관의 판단에 따라 예외로 비자를 발급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했다. 결국 마리엘라의 입국에는 미 국무부의 사전 허가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미 국무부 대변인실은 이날 개별적 비자 발급에 대한 언급은 위법이라며 마리엘라에 대한 비자 발급 여부를 밝히기를 거부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