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전당대회] 수도권 출신이 대선 지휘 유리… 친박계가 표 몰아줘
입력 2012-05-15 21:55
15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황우여 의원이 손쉽게 대표최고위원에 선출될 것이란 예상은 적중했다. 원내대표를 맡아 능력을 발휘해 당원·대의원 사이에 평가가 좋은 데다 친박근혜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2위인 이혜훈 최고위원을 더블스코어 차로 이겼다.
인천 연수가 지역구인 수도권 출신이란 점도 득표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4·11 총선 때 서울 등 수도권에서 야권에 패한 점을 고려해 대선정국에서 수도권 출신을 당 간판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여기에 지난 4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대구 출신 이한구 의원이 당선되자 당 대표만은 수도권 출신을 뽑아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힘을 받았다.
하지만 황 대표 당선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요소는 ‘박심(朴心)’의 뒷받침으로 꼽힌다. 뚜렷한 계파 색깔이 없이 15∼18대 국회 활동을 해온 그는 친박 출신이 아니다. 이번 출마에서도 박 위원장이 단 한 번도 그를 공개 지지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당대회 전부터 당 안팎에서는 황 대표가 당선될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지난해 12월 ‘박근혜 비대위’가 출범한 이후 박 위원장의 절대적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관리형 대표’로 낙점되는 분위기가 짙었던 것이다.
지도부에 입성한 5명 중 심재철 최고위원이 친이계여서 ‘친박 싹쓸이’ 논란은 피해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혜훈, 유기준 새 최고위원은 친박계 핵심으로 분류된다. 최고위원의 출신지를 국회의원 지역구기준으로 분류해 보면 서울(이혜훈) 경기(심재철) 충청(정우택) 영남(유기준) 등이다.
‘황우여호’의 최대 과제는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원만하게 치르는 것이다. 대표와 원내대표가 모두 친박계여서 정몽준 전 대표를 비롯한 비박 대선주자들이 당 지도부에 파상적인 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들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요구하며 경선 룰의 수정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황 대표 등 지도부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