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다시 위기] ‘유로존’ 악화… 獨-佛정상 긴급 회동
입력 2012-05-15 19:03
그리스 정치가 안갯속으로 빠지면서 유로존(유로존 사용 17개국) 위기가 또다시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이탈리아 26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스페인 은행들에도 경고하는 등 그리스 위기의 불똥이 주변국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분기 독일의 성장세 속에서도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은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암울한 경기지표만 난무하는 상황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취임식 직후 베를린으로 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긴급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유럽연합(EU) 신재정협약 재협상과 성장 정책을 요구하는 올랑드와 강력한 긴축정책을 고수하는 메르켈이 한 테이블에 마주 앉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취임사에서 유럽을 현재의 어려움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찾을 것”이라며 성장정책을 강조해 메르켈과의 회담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무디스는 앞서 이날 대형은행인 유니크레디트와 인테사산파올로 등 이탈리아 은행 26곳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2월 무디스가 이탈리아를 비롯한 5개 국가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데 따라 나온 후속 조치다. 무디스는 “이탈리아 은행들의 신용등급은 유럽 선진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투자자들은 이탈리아가 정부 부채를 감당할 여력이 있는지 불안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이날 스페인 은행에 대해서도 경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스페인 정부가 은행권 부실 해결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지만 스페인 은행권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정부가 은행 개혁안을 발표했지만 주택 담보대출, 중소기업 대출 등 은행 부실채권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독일의 국내총생산(GDP)이 0.5%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로 경제는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U 통계국(유로 스타트)은 14일 유로 17개국 GDP가 지난 3월 전달보다 0.3% 감소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은행 ABN 암로의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채무 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실업률이 뛰고 인플레도 2%를 넘어서면서 가계 수요는 위축되고 세계 경제 여건도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