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은닉재산 환수 지지부진… 檢, 15곳 1조6000억대 확보 불구 현금화 거의 안돼
입력 2012-05-15 21:57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대주주 및 경영진의 숨겨진 재산 등에 대한 환수작업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5000만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채권 투자자 등 서민의 피해 보상을 위해서는 저축은행 자산과 비리를 저지른 대주주 및 경영진의 재산환수 조치가 필수적이지만 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부산저축은행 수사결과 발표 당시 특수목적법인(SPC) 보유자산, 선박펀드 예치금 등 책임재산 9741억여원과 대주주·경영진의 차명 부동산·주식·계좌잔고, 대주주 소유 보물, 미술품 등 은닉재산 654억여원 등 1조395억9900만원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삼화저축은행의 경우 신삼길 회장이 차명보유한 비상장주식 등 139억9300만원을, 보해저축은행은 대주주 등의 채권 33억4000만원을 보전 조치토록 했다. 검찰은 토마토, 제일 등 2차 영업정지 저축은행 수사 때도 차명주식 등 비리 관련자들이 보유한 68억원 상당의 재산을 추가 발견해 예금보험공사에 통보했다.
지금까지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확인해 예금보험공사에 통보한 15개 저축은행의 책임 및 은닉재산은 1조6000억원대에 달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현재 현금화된 돈은 별로 없다는 게 예보의 설명이다. 부산저축은행의 SPC 소유 부동산이 검찰 자료에는 7000억이지만 신탁과 저당권 등이 복잡하게 얽혀 소송을 통해 소유 및 권리관계를 확정짓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환수 여부도 불투명하다.
금융자산도 마찬가지다. 비리 대주주나 경영진의 예금을 압수해도 법적으로 소유를 다퉈야 하는 게 많다. 그나마 미술품은 경매가 진행됐으나 소유관계가 불명확하고 팔리지 않는 것이 더 많다. 예보가 판매 가능한 그림 91점을 추려 지난해 12월부터 경매를 추진해 지금까지 14점을 팔아 28억6000만원 정도를 회수했을 뿐이다. 매각된 미술품 중에는 중국 유명화가 쩡판즈의 ‘트라우마’가 유럽 컬렉터에게 630만 홍콩달러(한화 9억1500만원)에 낙찰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15일 “검찰에서 통보한 저축은행 재산의 전체 금액 중 얼마나 환수되고 얼마가 남았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 힘들다”며 “SPC 부동산이나 주식 등 특수자산은 쉽게 매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밝혀진 재산을 예금보험공사에 통보하고 자료를 다 넘겼기 때문에 환수작업은 예보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