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가수·기타리스트·조각가로… 요리사들의 변신은 무죄?
입력 2012-05-15 18:39
셰프들의 변신은 무죄?
국내 최고 스타 셰프로 꼽히는 에드워드 권이 요즘 연기자로 거듭났다. MBC 주말 드라마 ‘신들의 만찬’에서 에드워드 권은 ‘사나래’ 총주방장 권 셰프 역을 맡아 본격적인 연기에 나선 것. 극 중 사나래 건물 자체가 그가 운영하는 ‘더 믹스드 원’(서울 한남동)이어서 안방에서 연기하는 셈. 출연료 전액을 유니세프에 기부한 그는 “요리야말로 진정한 예술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출연했다”며 “생각보다는 쉽지 않지만 다른 세계에 도전하는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보텔앰배서더강남의 프랑스인 총주방장 제라드 모지니악은 노래하는 셰프로 유명하다. 1971년부터 10년간은 요리사 생활을 아예 접고 자신의 록밴드를 결성해 싱어로 활동했다. 모지니악은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롤링 스톤즈’의 기타리스트 키스 리처드의 전속 요리사를 했을 때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요리를 다시 하고 있지만 틈틈이 노래도 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에서 열린 ‘록 페스티벌’에서 자신이 직접 작사한 노래 등을 불러 3000여 관중의 환호를 받았다.
서울 영등포동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모모카페의 김태완 셰프는 기타리스트다. 가수 테이가 만든 밴드 ‘청산가리’ 3기 멤버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통기타를 치면서 불우이웃돕기, 자선행사 등을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요리와 음악의 공통점에 대해 “두 가지 모두 손끝이 예민해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르네상스서울호텔의 총주방장 비텍 세슈라는 사진작가다. 2010년 이 호텔 총주방장으로 부임하기 직전 필리핀 세부 메리어트호텔의 총주방장을 역임했는데, 당시 전문 사진작가로 활동했다. 직접 만든 요리를 빼어난 솜씨로 사진 찍어 올리는 그의 개인 요리 블로그는 월평균 방문자가 1만5000명에 달한다.
그랜드하얏트서울 일식당 아카사카의 케이이치 와타나베 주방장은 도예가. 요리를 접시에 예쁘게 담아내는 ‘모리츠케’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손수 만든 그릇에 자신의 요리를 담아내고 싶어 도예를 배우게 됐다고. 그는 “도예와 요리는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임피리얼팰리스서울 이태리 식당 베로나의 이찬오 셰프는 조각가이다. 조각가인 아버지의 작품에 매료돼 취미로 시작했다는 그의 솜씨는 아마추어를 벗어난 경지. 그는 “조각은 아름다운 곡선들이 조화를 이뤄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지고, 요리는 하얀 플레이트를 도화지 삼아 예술 작품을 담아낸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