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민 목사의 시편] 실패 속에 담긴 은혜의 신비

입력 2012-05-15 18:10


나는 실패를 경험했다. 실패를 통해 말할 수 없는 모욕을 당하고, 멸시를 당했다. 실패는 아픔이다. 실패는 깊은 상처를 가슴에 남긴다. 실패의 경험은 뼈저린 경험이다. 실패하면 수치스럽다. 부끄럽다. 실패하면 열등의식에 사로잡히게 된다. 실패의 눈물은 고통스런 눈물이다. 실패하면 붙잡았던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토록 추구했던 것을 포기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을 때 인생의 맛은 쓰다.

실패하면 가까이 있던 사람들이 우리 곁을 떠난다. 실패하면 외로워지고 서글퍼진다. 갑자기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음을 경험한다. 실패하면 사람이 만나기 싫어진다.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피해의식이 생긴다. 밖을 나가는 것이 싫어진다. 자꾸 움츠려 든다. 실패하면 벼랑 끝에 서게 된다. 그런데 실패는 신비롭다. 실패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가 임한다.

실패를 통해 고독의 은혜가 임한다. 고독하면 차분해 진다. 고독은 고요함을 낳고, 고요함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를 듣게 된다. 참된 갈망을 발견하게 된다. 실패로 인해 멈춘 삶 때문에, 우리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된다. 성공할 때 보지 못했던 것을, 높이 올라 갈 때 보지 못했던 것을 내려가는 길에 보게 된다. 낮은 데 임하면서, 낮은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아름다움을 보게 된다.

실패하면 소박해진다. 성공은 화려하다. 가슴을 들뜨게 만든다. 반면에 실패는 담백하다. 가슴을 차분하게 만든다. 실패 중에 신비로운 평안함이 임한다. 실패는 우리를 겸손하게 한다. 우리는 실패를 통해 자신의 한계를 알게 되고,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실패는 우리를 더욱 깊은 세계로 인도한다. 깊은 것을 보도록 도와준다.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감춰진 상처와 아픔을 보도록 도와준다. 실패의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실패의 아픔은 실패를 경험한 사람만이 치유할 수 있다.

실패하면 약해진다. 약해지면 사랑을 받는다. 약하고 부드러운 마음은 우리를 유연하게 만든다. 강한 가지는 부러진다. 반면에 약한 가지는 유연하다. 가장 위험한 사람은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다.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교만하기 쉽다. 교만하면 소중한 것을 보지 못한다. 인생에는 성공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 바로 사람이다. 사람은 성취보다 소중하다. 모든 것은 순간이요, 결국 다 사라진다. 그렇지만 사람의 영혼은 영원하다. 한 영혼의 가치와 아름다움은 실패를 경험한 사람만이 볼 수 있다. 그래서 실패는 하나님의 은혜다.

(LA새생명비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