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다시 위기] 그리스 정말 탈퇴한다면… 대량실업에 50% 살인적 인플레 직면

입력 2012-05-15 18:53


그리스가 유로존(유로사용 17개국)을 탈퇴하면 어떻게 될까. 정말 그리스는 유로존을 떠나고 싶어 하는가? 주변에 미칠 파장은 어떤가? 그 궁금증을 짚어봤다.

◇그리스는 탈퇴 원하나?=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리스인 80%는 유로존 잔류를 희망한다. 그러면서도 그리스인들은 유로존이 구제금융 대가로 요구한 긴축정책을 거부한 정당들에 대거 표를 던지는 이중성을 보였다. 지난 3년간 실시된 긴축 정책의 고통이 깊은 탓이다. 이번 총선에서 실질적 승리를 거둔 급진좌파성향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당수는 “유로존이 스페인 등 인근 국가에 미칠 전염효과 때문에 쉽게 그리스를 버리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독일 등은 “긴축 정책 준수 없이는 추가 지원은 없다”고 못박고 있다.

◇유럽은 버릴 준비 돼 있나?=지난해 10월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당시 그리스 총리가 유로존 잔류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했을 때, 유럽연합(EU) 집행부는 이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을 짰다. 그러면서도 그 파장을 우려했다. 하지만 5000억 유로의 구제금융시스템으로 방화벽을 쌓은 지금은 주변국 전염 차단을 어느 정도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유로존 탈퇴 혹은 퇴출 절차는=1999년 유로 출범 당시 EU 지도자들은 이런 일은 상상도 못했다. 그래서, 뒤늦게 2007년 리스본 조약 50조에 유로 탈퇴와 관련된 내용을 부가했다. 탈퇴를 희망하는 국가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에 의사를 알리면 된다. 유로존 이탈은 그리스가 유로 대신 과거에 쓰던 자국통화인 ‘드라크마’를 다시 찍어내는 걸 의미한다. 새 드라크마 화폐를 발행하는 절차는 최소 4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이탈시 그리스 경제는 어떻게=대량 실업, 50%에 달하는 살인적 인플레이션율, 그리고 국경의 엑소더스 행렬…. 비관적 경제학자들은 유로존 탈퇴가 가져올 그리스 경제의 앞날을 이렇게 암울하게 그린다. BNB파리바는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을 20% 깎아 먹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결과는 드라크마의 가치가 유로화에 비해 얼마나 가파르게, 많이 평가절하되는가에 달려 있다. 가디언은 50%, 국제통화기금(IMF)은 20%의 가치저하를 전망했다.

◇전염, 과연 차단할 수 있을까? =이는 유로존 당국이 투자자들과 일반인에게 “그리스는 특별 케이스니 동요하지 말라”고 얼마나 설득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투자자 질문은 언제나 “다음은 누구?” 였기 때문이다. 실패한다면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 경제가 취약한 인접국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유로존을 누더기로 만들 수 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