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출범한 새누리당의 황우여 대표 체제는 역설적으로 ‘박근혜 무대’가 개막됐음을 의미한다. 친박이 여당을 장악함에 따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행보가 본격화될 강력한 토대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대권 경쟁도 불이 붙게 됐다.
◇박근혜, “감회 새롭다”=지난 5개월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며 4·11 총선에서 과반 승리를 여권에 안긴 박 위원장은 비대위 체제를 종료하며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그는 전날 밤 올린 트위터 글에서 “내일로 비대위원장의 임무를 마감하게 된다. 지난 5개월 동안의 일들을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주변에서는 박 위원장 스스로 만족감을 표시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19일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에 공식 취임할 당시 새누리당은 최악으로 몰리고 있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중앙선관위 홈피 디도스 공격사건,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등 악재가 얽히고설키며 4개월 뒤 총선 참패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이런 부서질 것 같은 위기 속에서 당을 맡아 무난하게 ‘구원투수’ 역할을 마쳤다는 게 박 위원장의 자평인 셈이다.
일단 박 위원장은 홀가분한 상태에서 대선 출정식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까지도 출마 선언 시점과 관련해 “아직은 정해진 것이 없다.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다음달 초쯤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휴식기에는 7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전의 전반적인 로드맵을 짜며, 경선캠프 구성 등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박(非朴·비박근혜) 진영 파상공세 직면=박 위원장을 향한 비박진영 대권주자들의 공세가 불을 뿜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친박계의 새누리당 접수를 겨냥해 ‘1인 사당화’ ‘당내 민주주의 실종’ 등의 목소리를 높이며 박 위원장을 비난할 게 자명하다. ‘박근혜 대세론’ 붕괴가 목표다.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을 묶는 고리는 결국 경선 룰로 모아질 것 같다. 박 위원장에게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받으라고 압박해 들어가면서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요구하거나, 친박 지도부의 당 운영방식 등을 비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친박 진영도 4년 전 이명박 후보와 경선 룰에서 패한 경험이 있어 쉽게 물러설 가능성은 없다. 아울러 논란이 될 만한 이슈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온갖 권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4년 중임제는 한국적 풍토에서는 문제가 더 많다”며 개헌에 반대했다. 또 “MB정권의 축을 이뤘던 사람들이 자신들이 권력을 행사하고 정부를 운영한 다음에 그 정권의 잘못이 권력구조나 단임제의 문제에 있다고 말하는 것도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민수 기자 mshan@kmib.co.kr
[새누리당 전당대회] 친박계, 새누리 접수… 박근혜 대권 로드맵 시동
입력 2012-05-16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