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그렇게 흔들렸나… 늑장 비난 나상욱 공동 7위 그쳐
입력 2012-05-14 21:41
재미교포 나상욱(29·타이틀리스트)이 늑장 플레이에 대한 비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5의 메이저’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3라운드까지 단독선두를 달렸던 나상욱은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722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6개를 쳐 4타를 잃었다.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가 된 나상욱은 공동 7위로 추락했다. 이로써 지난해 최경주(42·SK텔레콤)의 우승에 이은 한국(계) 선수의 대회 2연패 달성은 무산됐고, PGA 최다 우승상금 171만 달러(약 19억6000만원)도 날아갔다. 우승은 2∼3라운드에서 나상욱과 우승 경쟁을 벌인 매트 쿠차(34·미국)가 가져갔다. 전날 2위였던 쿠차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를 쳐 최종 13언더파 275타를 기록, 2010년 바클레이스 대회 이후 21개월 만에 4승째를 올렸다.
나상욱은 전날 ‘늑장 플레이’에 대한 동료 선수들과 언론의 비난을 의식한 탓인지 이날 샷이 크게 흔들렸다. 왜글(Waggle:어드레스 때 골프채 헤드를 흔들어 손목을 풀어주는 동작) 등 그의 프리샷 루틴은 이날따라 급해보였고 덩달아 샷도 번번이 엉뚱한 곳으로 날아갔다. 결국 5번홀(파4)부터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6번홀(파4)과 8번홀(파3), 9번홀(파5)에서도 각각 한 타씩을 더 까먹었다. 전반 9홀에서 3타를 잃은 나상욱은 11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12번홀(파4)과 13번홀(파3)에서 연속보기를 적어내면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나상욱은 경기 후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왜글 동작을 모두 없애버리겠다”고 말했다. 나상욱은 지난해 한 조사에서 평균 샷 시간 50초로 닉 오헌(호주), 벤 크레인(미국) 등과 함께 PGA 투어에서 가장 늦은 ‘굼벵이골퍼’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재미교포 존 허(22)는 공동 23위(4언더파), 위창수(40·테일러메이드)는 공동 25위(3언더파), 강성훈(25·신한금융그룹)은 공동 61위(4오버파)에 그쳤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