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리그 우승트로피 들어올리는 날 ‘맨시티 위대한 4분, 44년 설움 씻어내다’
입력 2012-05-14 19:18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4분의 기적’을 연출하면서 44년 만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탈리아 세리아A에서는 유벤투스가 사상 세 번째 무패 우승을 차지했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그에서는 레알 마드리드가 사상 첫 승점 100점에 오르며 4년만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유럽축구 ‘3대 빅리그’가 각본없는 드라마를 연출되며 2011∼2012시즌을 동시에 마감했다.
13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맨시티와 QPR의 최종전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맨시티는 인저리 타임이 적용된 경기 종료 4분 전 1-2로 뒤져 몇 분 먼저 끝난 경기에서 선덜랜드를 1대 0으로 격파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우승컵을 빼앗기는 듯했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막판 무서운 집중력을 보인 맨시티는 후반 47분 에딘 제코가 동점골을 터뜨렸고 정확히 2분 뒤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거짓말 같은 세르히오 아게로의 역전 결승골이 터지며 승부를 뒤집었다. 아게로는 마라도나의 사위로도 유명한 선수다.
우승컵을 목전에 두고 경기에 숨을 죽였던 맨유는 절망했다.
순식간에 기적적인 2골이 터지면서 맨시티 팬들은 열광했고 전광판의 시계바늘이 멈춰서는 순간 관중석을 가득 메운 수만 명의 팬들은 그라운드로 뛰어내려와 선수들과 함께 우승을 만끽했다. 그동안 지역 라이벌 맨유에 눌렸던 설움도 한순간에 씻어내는 순간이었다.
맨시티와 맨유는 모두 28승5무5패(승점 89)로 같았지만 골 득실에서 맨시티가 8골을 앞서 우승 트로피는 맨시티의 몫이 됐다. 맨시티는 1967∼1968시즌 이후 44년 만에 통산 3번째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FA컵 등에서 부진했던 맨유는 마지막 남았던 리그에서도 준우승에 그치며 올 시즌 ‘무관의 제왕’에 머물렀다.
이탈리아의 유벤투스는 13일 밤 유벤투스 스타디움서 열린 아탈란타와의 리그 최종전에서 3대 1로 승리, 23승 15무로 무패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이는 AC 밀란이 1991∼1992시즌에 달성한 이후로 세리에A에서 20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이미 리그 우승을 확정한 레알 마드리드는 14일 새벽 38라운드 홈경기에서 마요르카에 4대 1 대승을 거두며 시즌 성적 32승4무2패(승점 100)를 기록했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는 그동안 단 한 번도 이루지 못했던 ‘승점 100’과 한 시즌 팀 최다득점 ‘121골’ 고지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편 이청용(24)의 볼턴은 이날 스토크시티와의 경기에서 2대 2로 비겨 결국 11년 만에 2부 리그로 추락했다. 10승6무22패(승점 36)로 17위 QPR(10승7무21패·승점 37)에 승점 1점이 뒤졌다. 이청용은 후반 35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으나 팀의 강등을 막지 못했다.
곽경근 기자 kkkwa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