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무역 자유화 범위 신경전… FTA 1차 협상 가져

입력 2012-05-14 19:16

한국과 중국은 14일 앞으로 5가지 원칙에 따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진행한다는 큰 방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양국은 협상 대상 범위와 자유화 수준을 놓고 상당한 의견차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협상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FTA 교섭대표단은 이날 중국 베이징 상무부에서 한·중 FTA 1차 협상을 갖고 이렇게 합의했다. 협상 원칙 5가지는 △포괄적 FTA 추진 △실질적 자유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과의 정합성 △민감 분야 고려 △지속 가능한 개발을 말하며 양국 FTA 산·관·학 공동연구에서 이미 도출된 것이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최석영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는 이날 오후 1차 협상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이 이미 체결한 FTA 중 서비스·투자 분야에 있어서 WTO 규정보다 더 나아간 내용은 없다”며 “양국이 협상대상 범위와 기대 수준을 놓고 서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이날 협상 5대 원칙, 분야별 협상지침 골격, 무역협상위원회 구성 등 내용을 담고 있는 협상 기본지침에 해당하는 ‘협상운영세칙’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협상은 1, 2 단계로 나눠 진행하되 1단계에서 분야별 협상지침을 마련한 뒤 2단계에서 협정 문안 및 양허 협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무역협상위원회는 최석영 FTA교섭대표와 위젠화(兪建華) 중국 상무부 부장조리(차관보)가 각각 공동의장을 맡게 된다. 양국은 2개월 주기로 협상을 진행시키되 올해 중 3∼4차례 회의를 갖기로 했다. 이에 따라 2차 협상은 7월 초 무렵 한국에서 열기로 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