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2조 투자손실 파문 커진다… 드루·마크리스·아르타조 임원 3명 사임할 듯

입력 2012-05-14 19:16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해 20억 달러(약 2조3000억원)의 손실을 입은 미국 최대은행 JP모건체이스 사태가 미 대선 이슈로 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13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주자로 사실상 확정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제정된 금융개혁법안인 도드-프랭크법의 폐지를 공언해 온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금융회사 베인캐피털의 창업자이기도 한 롬니 후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한 이 법을 금융회사에 과도한 부담을 지워 일자리를 줄이는 몇 개의 잘못된 법 중 하나라고 공격해 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11일 열린 대선유세 중 이에 대해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롬니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반면 오바마 대선팀은 금융규제 강화를 추진해 온 오바마 대통령의 주장을 롬니와 대조시켜 JP모건 사태를 대선 이슈로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JP모건은 이번 투자 손실의 책임을 물어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이나 드루(55·여)의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라고 관련 소식통이 밝혔다. 드루는 JP모건에서 네 번째 고위직 임원으로 ‘월가의 가장 잘 나가는 여성’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이나 드루의 부하직원으로 투자손실에 책임이 있는 아킬레스 마크리스와 자비에르 마틴 아르타조도 사직을 권고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JP모건의 트레이더인 브루노 익실도 회사를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드루는 자신이 관계된 채권연계 파생상품이 엄청난 규모의 손실을 본 것으로 밝혀지자 거듭 사의를 표했으나 과거 실적에 대한 평가 때문에 즉각 수리되지 않았다.

15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을 맞닥뜨려야 하는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13일 NBC 아침대담프로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 연신 고개를 숙였다. 평소 자신감이 지나쳐 오만하다는 평까지 받아온 그로서는 이례적으로 “끔찍하고 터무니없는 실수를 저질렀으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금융당국은 12일 이번 사안에 대한 조사에 전격 착수했다. 초점은 CEO인 다이먼이 ‘위험관리’를 제대로 했으며, 위험성을 투자자들에게 투명하게 알렸는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