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학생들의 특별한 스승의 날… EBS ‘아름다운 소원’

입력 2012-05-14 19:11


아름다운 소원(EBS·15일 오전 6시30분)

“한글을 가르쳐준 은인이지. 내 첫 번째 선생님.”

충남 태안군의 작은 시골 학교.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저녁마다 할머니 학생들이 등교를 한다. 2006년 당시 인근 학교 교감 선생이던 조용덕씨의 주도로 시작된 ‘감나무골 주경야독 교실’. 바로 할머니들이 찾는 학교다.

어린 시절 가난했던 형편과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를 다녀본 적 없는 김용성 할머니. 한글을 몰라 간판을 읽을 수 없고, 집에 오는 버스도 물어서 타야했던 설움은 평생의 한으로 남았다. 이처럼 배움의 한이 맺힌 할머니들이 2006년 마을의 작은 초등학교에 모여들었다. 그리고 이곳은 할머니들에게 뒤늦게 공부하는 재미를 알려준 소중한 배움터가 됐다.

이들에게 인생의 첫 스승은 ‘조영덕 선생님’. 그는 한글을 모르는 할머니들에게 이름 석 자를 알려주는 등 평생의 한을 풀어줬다. 정년퇴임 후에도 할머니들 때문에 이 마을을 떠나지 못하고 마을회관 등을 전전하며 가르침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런 고마운 선생님이 2년 전 떠났다. 스승과 제자로 함께한 5년간, 할머니들은 배움의 재미부터 운동회, 수학여행, 졸업식 등의 추억을 선물 받았다고 한다.

2년이 흐른 지금, 할머니들은 아직도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하는데…. 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선생님을 다시 모시고 싶어 하는 할머니들. 투박한 손으로 직접 카네이션을 만들고 정성껏 편지도 마련했다. 스승과 제자의 추억이 가득 담겼던 교실에서 선생님과의 재회를 준비하는 할머니들. 할머니 학생들이 특별히 준비한 스승의 날을 소개한다.

박정태 기자 jt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