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4주째 하락세 맞아?… 정유사 32원 내릴때 주유소 3원 찔끔 내려

입력 2012-05-14 21:42

고공행진하던 국내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보통휘발유 가격도 4주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가격 하락을 체감하기가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이 14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5월 첫째 주 정유사 보통휘발유 평균 공급가격(세전 기준)은 지난주에 비해 ℓ당 13.4원 내린 1001.6원으로 집계됐다. 정유사 보통휘발유 평균 공급가는 4월 둘째 주 ℓ당 1060.0원을 기록한 뒤 셋째 주 1047.3원, 넷째 주 1015원을 기록했다. 정유사들이 보통휘발유 공급가격을 인하하면서 전국 주유소 보통휘발유 판매가격도 하락세를 탔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데다 국내 정유사도 공급가격을 내려 당분간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휘발유 가격이 떨어졌다는 소식에도 소비자들은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자가 차량을 운전하는 이모(일원동)씨는 “가장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갔지만 여전히 휘발유값은 2100원대”라며 “가장 많이 올랐을 때랑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유가가 급등할 때는 가격을 쉽게 올리더니 하락할 때는 ‘찔끔 찔끔’ 내린다며 주유소의 가격 정책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다섯 째 주에 정유사 공급가격이 ℓ당 32.9원 올랐을 땐 일주일 뒤 주유소 판매가격이 8.6원 인상됐다. 반면 지난 4월 넷째 주 정유사 공급가격이 32.3원 하락했을 땐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이 3.35원 내리는 데 그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비쌀 때 구매한 재고 기름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인하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식경제부는 유럽연합(EU)이 7월 1일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는 동시에 이란산 원유를 운송하는 유조선 등에 대한 모든 보험 제공도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모처럼 하락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타고 이에 따라 국내 유가도 다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도 지경부 산업자원협력실장은 “보험 중단은 사실상 원유 수입 중단을 뜻한다”며 “다음주 홍석우 지경부 장관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동 지역으로 가 원유 공급처 확보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