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수 병원협회장 “의료 현안, 각계와 소통으로 풀어갈 것”
입력 2012-05-14 19:26
“30여년간 의료단체에 봉사한 경륜과 열정을 바탕으로 온 힘을 쏟아 병원도 살리고, 국민건강도 증진시켜 ‘바른 병원, 좋은 의사 상’ 인식을 우리 사회에 확산시키겠습니다.”
대한병원협회 김윤수(72·사진) 신임 회장은 14일 서울 마포 대한병원협회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앞으로 대한의사협회 등 유관단체와의 공조체제를 강화해 적정진료수가체계 개편 문제뿐 아니라 의료 현안 전반에 걸쳐 정부와 국회, 소비자단체, 언론과 큰 틀에서 적극 소통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 회장은 “의원과 병원, 모든 의사들이 자기 몫만 챙기려 할수록 정부에 이용만 당할 뿐”이라며 “병원과 국민이 모두 살기 위해선 무엇보다 정부가 보건의료정책을 제대로 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잘못 가고 있는 대표적인 정책으로 낮은 진료수가 위주의 의료체계와 포괄수가제도의 강제 적용 및 확대 문제를 꼽았다. 포괄수가제는 백내장, 치질, 맹장수술 등 7개 질병군에 한해 검사 및 치료와 관련해 제공한 의료행위의 양에 상관없이 미리 정해진 비용만 부과하는 제도다.
그는 “의료소비자인 국민 입장에서 보면 포괄수가제가 당장 지출이 줄어 유리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의료서비스 수준의 질적 하락과 함께 적정 진료를 받지 못하는 피해를 입게 된다”고 지적했다. 포괄수가제 하에서는 최대한 짧은 시간에 환자를 병원에서 내보내는 게 이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포괄수가제를 실시하는 미국에서는 입원 진료를 계속 받고 싶어 하는 환자를 강제로 퇴원시켜 환자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윤병원 원장인 김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병원협회 정기총회에서 제36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평안북도 신의주 출신으로 1967년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그는 정형외과 전문의로 서울중소병원회장(1995), 고려대 의대 교우회장(2003), 서울시병원회장 및 전국시도병원회장(2008) 등을 역임했다. 그는 거의 매주 빼놓지 않고 산을 찾을 정도로 등산 마니아다. 김 회장은 이날 기자들에게도 다음에는 산에서 만나자고 제의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