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아의 어머니’ 윤학자 여사, ‘사랑과 평화’의 세계적 아이콘으로 떠오른다
입력 2012-05-14 18:05
한국 ‘고아의 어머니’ 윤학자(1912∼1968·일본명 다우치 치즈코)여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고인의 헌신적인 사랑을 재조명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3000여명의 고아를 길러낸 윤 여사의 무조건적인 사랑 실천은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랑과 평화’의 아이콘으로 부각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숭실공생복지재단 이사장 박종순 목사는 14일 “한국교회가 위기에 처할수록 성도들은 윤 여사가 국경을 초월해 보여줬던 고아 사랑의 정신을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왜 윤학자인가=수년간 한국교회는 일반사회로부터 개혁을 요구받고 있다. 한국교회가 세속화되고 성장주의의 유혹을 극복하지 못한 까닭이다. 이처럼 한국교회의 난제 앞에 놓인 화두가 ‘사랑과 평화’이다. 이 사회의 버려진 이들을 돌본 윤학자 여사처럼 한국교회 역시 갈등과 반목보다는 통합을, 이기주의보다는 이웃 사랑과 봉사를 통해 한국교회 성장을 다시 한번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고아 없는 세상’을 실현하길 소원했던 윤 여사의 사상은 한국교회가 진정 하나로 연합할 수 있는 좋은 기회 된다는 설명이다.
◇기념행사 풍성=숭실공생복지재단과 일본 사회복지법인 마음의가족(이사장 윤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장충동 그랜드앰배서더 서울호텔에서 윤학자여사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회(대표 김수한 전 국회의장)를 발족됐다. 기념사업회는 ‘UN World Orphans Day’(유엔 세계 고아의 날)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고아문제를 이슈화함으로써 국제사회에 고아발생 예방과 그들의 안전과 교육, 복지문제에 관심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윤 여사의 생일인 10월 31일을 전후해 다양한 행사를 연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와 31일 목포 시민문회관체육센터에서 일본인 3000여명 등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윤학자 여사 탄신100주년 기념식과 UN World Orphans Day 제정 추진대회를 연다. 또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윤 여사와 공생원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사랑의 묵시록’ 2탄 제작을 위한 한일 영화인 교류모임을 연다. 30일 목포 시민문화체육센터에서 ‘한·일 사랑과 평화의 제전’(전야제)가 열린다. 31일 목포 공생원에선 윤학자 여사 100주년기념관이 개관된다.
윤 여사가 태어난 일본 고치시에서도 11월 9일 100주년 기념식과 부조상 제막식이 열린다. 서점가에는 ‘어머니는 바보야’, ‘김치와 우메보시’ 등 책자와 ‘사랑의 묵시록’ 영화 DVD, 기념지 등이 나와있다. 기념사업회는 ‘나도 고아였다’란 주제로 수기 공모전과 책자 발간, 기념우표를 발행할 예정이다(02-704-4011·kongsaeng.or.kr).
윤학자 여사
일본 여성으로 목포의 ‘거지대장’ 윤치호 전도사와 결혼해 고아 3000여명을 사랑으로 돌본 감동의 인물이다. 1928년 남편이 목포에 세운 공생원을 운영하면서 고아와 거지들의 어머니로 추앙받았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63년에 대한민국 문화훈장을, 67년에 일본 정부의 남수훈장을 받았다. 현재 공생원 등 17개시설에 총 1000여명의 어린이와 장애인들이 생활하고 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