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순례자] (35)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입력 2012-05-14 18:03


깊은 숲

말없이 서있는 나무

하늘 높이 솟아있습니다.

늠름하게 솟아있습니다.

언제부터 이 자리에

서있었을까요.

백년일까요.

이백년일까요.

눈보라는 몇 번 견뎠을까요.

비바람은 몇 번 견뎠을까요.

가뭄은 몇 번 견뎠을까요.

온갖 해충에게 얼마나

시달렸을까요.

두껍디 두꺼운 껍질.

거칠고 투박한 껍질.

완전한 갑옷 같네요.

그냥 이렇게 된 것이

아니란다.

인내의 결과이지.

인내할 때마다

껍질은 두꺼워졌고

눈보라와 비바람과

타는 듯한 태양열에

더 잘 견디게 되었지.

뿌리는 더 깊고 넓게

땅속으로 퍼졌고

수액은 더 풍부해졌지.

어떤 일이 생겨도

곧고 의연하게

서 있게 되었지.

너도 이처럼 모든 일에

인내하는 자가 되어라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약 1:4).

그림·글=홍혁기 목사 (천안 낮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