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화기애애한 ‘고부의 다짐’

입력 2012-05-13 19:49


“우리는 고부갈등 몰라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다문화가족과 함께하는 울산지역 ‘사랑의 만남 고부잔치’가 지난 12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 동안 울산시 여성회관 1층 강당에서 개최됐다.

여성회관 주최로 올해 11회째인 이 행사에는 결혼 이민으로 울산에 온 다문화가정 20쌍과 한국인 가정 30쌍 등 총 50쌍의 가족 150여명이 참석해 진한 가족애를 나눴다.

이날 행사는 며느리들이 시어머니에게 화관을 씌워주고 손을 잡고 입장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며느리들은 화관을 씌워주면서 시어머니에게 지금까지의 모든 감사의 마음을 담아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시어머니들은 답례로 며느리들을 힘껏 안아줬다. 화관을 쓴 시어머니들은 “우리 며느리가 최고”라고 연발하며 고부간의 정을 과시했다. 며느리들은 “어머님 사랑해요”라며 공경심을 나타냈다.

의전행사에 이어 어울림 한마당에선 웃음강의가 펼쳐지고, 축하공연 후 며느리 대표의 ‘감사의 편지글’이 낭송돼 행사장을 숙연하게 했다. 베트남 출신의 하티미란씨는 “한국말이 서툴러 대화가 잘 안 돼도 답답한 내색을 하지 않고 잘 보살펴 주신 시어머님에 대한 존경심을 이번 자리를 통해 전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며 “좋은 며느리, 효성스러운 며느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며느리들은 오른손을 들고 시어머니께 “항상 웃는 얼굴로 대하겠습니다” “3일에 한 번은 꼭 전화 드리겠습니다” “목욕을 같이하며 등을 밀어 드리겠습니다” 등의 약속을 동시에 했다. 시어머니들은 “자나 깨나 칭찬하자” “며느리의 생일을 기억하자” “며느리의 살림살이를 인정하자” 등으로 화답했다.

하이라이트로 며느리들이 시어머니의 발을 씻어주는 ‘세족례’를 통해 고부간의 사랑 나눔 행사는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며느리들은 발을 씻겨 드리며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달했고, 시어머니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며느리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손을 잡아줬다.

서정순 관장은 “국제결혼이 증가하는 요즘 시어머니와 외국인 며느리 간 친밀감을 형성해 고부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