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전역서 10만여명 反긴축 시위… ‘분노의 시위’ 1주년 맞아 유럽 전역 확산 추세

입력 2012-05-13 19:36

우울한 경제 전망과 정부의 강력한 긴축조치에 대한 스페인 국민들의 분노가 대대적인 거리시위로 다시 표출됐다.

12일(현지시간), 10만명이 넘는 스페인 국민들이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 80여개 주요 도시에서 정부의 긴축정책에 반발해 시위를 벌였다고 AP, AFP 통신이 보도했다.

수만명은 이날 높은 실업률과 정부 지출 급감으로 대중이 고통 받고 있다며 수도 마드리드의 시내 푸에르타델솔 광장에 모여 정부를 성토한 뒤, 3일 연속 시위에 들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위대는 오후 10시까지 해산하라는 경찰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할 수 있다. 우리는 할 수 있다”를 외치며 광장을 점령했고, 밤 12시 모두 팔을 하늘을 향해 뻗친 채 항의의 의미로 1분간 침묵시위를 가졌다. 또 13일 새벽까지 수천명이 인근 도로에 대기 중인 수많은 경찰차에 둘러싸인 채 광장 자리를 지켰다.

스페인판 점령 시위대인 ‘분노한 사람들(indignants)’ 시위가 시작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스페인 경제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체적 실업률은 24.4%에 달하고 25세 미만의 청년의 실업률은 52%를 육박한다. 정부는 천문학적인 나라 빚을 갚기 위해 300억 유로에 달하는 정부지출을 줄이는 긴축안을 실시했다.

한편 이날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도 극우정당인 요빅당의 주도 아래 약 2500명의 시민이 정부의 세금인상과 다른 긴축조치들에 항의해 집회를 열었고, 런던에서는 수백명이 약탈적 자본주의 체제의 종식을 주장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시위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정부의 긴축재정에 항의하는 분노의 시민운동’은 지난해 5월 15일 스페인에서 시작돼 유럽으로 확산됐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