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 찾아 깜짝활약 정범모·최재훈·윤완주… 프로야구 활력소

입력 2012-05-13 19:30

남의 불행은 때론 다른 사람에겐 행복이다. 특히 포지션이 제한된 운동경기에서 부상이나 슬럼프로 자리가 비게 되면 어떤 선수에겐 기회가 된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뜻하지 않는 행운으로 기회를 꿰찬 선수가 여럿 있다.

한화는 올 시즌 포수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상대 타자가 출루하기만 하면 2루로 냅다 뛰는 통에 득점기회를 쉽게 내주고 있다. 포수가 여러 명 있지만 도루 저지율은 8개 구단 중 가장 낮다. 지난 10일 KIA전에서 양훈-최승환 배터리는 5개의 도루를 내주며 손을 들고 말았다. 11일 롯데 전에서 한화 한대화 감독은 6회부터 최승환 대신 정범모에게 안방을 맡겼다. 비록 전준우에게 도루 2개를 내줬지만 팀은 대승을 거뒀다. 정범모는 0-7에서 7-7 동점을 만드는 귀중한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감독의 눈에 든 정범모는 12일 경기서 시즌 처음 선발 포수로 나서 한 개의 도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2006년 프로에 입문한 정범모는 지난해까지 고작 10경기에 출장했지만 올들어 5경기에 나와 주전 포수까지 넘보고 있다.

두산에는 포수 최재훈이 혜성처럼 등장해 양의지와 함께 포수 투톱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최재훈은 11일 광주 KIA전에서 3개의 도루를 저지했고 12일에도 7회말 1점차로 따라붙은 KIA의 대주자 신종길의 2루 도루를 막아냈다. 최재훈의 도루 저지율은 12일 현재 5할(8회 저지/16회 시도)이다. 상대 타자의 도루 움직임을 미리 읽고 간결한 송구로 잡아내는 동작은 일품이다. 2008년 두산에 입단한 뒤 2010년 경찰청에서 실전경험을 쌓았고 그해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KIA는 신인 내야수 윤완주가 부상중인 이범호의 빈자리를 꿰찼다. 시즌 초 간간이 대주자로 나왔던 윤완주는 최근 7경기에서 타율 3할8리(26타수 8안타), 4도루를 기록하며 KIA의 주전 3루수로 자리잡았다.

12일 광주 두산 전에서 7-8로 추격한 9회초 1사후 두산 정수빈의 내야안타성 타구를 잡아 노스텝으로 1루에 정확히 송구하는 발군의 수비력도 과시했다. 팀은 1점차로 패했어도 KIA 선동열 감독을 흐뭇하게 만든 신인 탄생이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