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금융기관 저축은행이 저신용자 외면”… 8등급 이하 대출 금리 30% 이상

입력 2012-05-13 19:20

국내 저축은행들 상당수가 저신용자들을 외면해 서민금융으로서의 역할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시연 연구위원은 13일 ‘상호저축은행:서민금융기관으로 거듭나야’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저축은행은 서민과 중소기업의 금융편의를 도모하는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현재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성격이 크게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서민금융은 주로 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공급이 주된 역할이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가계·신용대출 비중이 늘고 있음에도 주로 5∼7등급 중상위 신용등급자에게 대출이 집중돼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저축은행의 저신용서민에 대한 일반 신용대출 공급이 전반적으로 부족한데다 8등급 이하 저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은 금리가 30%를 상회하는 등 과도하게 높다.

정부 지원 서민우대금융인 햇살론의 경우 13∼14%의 비교적 낮은 금리가 적용되지만 전체 햇살론 중 상호저축은행이 공급하는 비중은 2010년 7월∼2012년 2월 기준으로 8.8%로 취급 서민금융기관 중 가장 낮다.

저축은행이 설립목적과 달리 서민지원에 미진한 것은 시스템의 문제가 크다는 것이 이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이 위원은 “개인신용평가시스템의 미비, 지배구조의 취약성 등으로 저축은행의 위험관리역량이 부족해 저신용 서민에 대한 신용공여를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