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해외투자 ‘가뭄’… GDP대비 직접투자 누계 비중 전 세계 평균 절반에도 못미쳐

입력 2012-05-13 19:21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직접투자(OFDI)가 개발도상국 평균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13일 ‘우리나라 인수합병(M&A) 및 그린필드 국외투자의 동향·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해외직접투자 누계액 비중은 2010년 기준으로 13.8%다. 이는 선진국 평균(41.4%)은 물론이고 전 세계 평균(32.6%)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심지어 개도국들의 평균치(15.7%)에도 못 미칠 정도로 우리나라의 해외투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상황이다.

해외직접투자의 대기업 편중도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직접투자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6.3%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국외직접투자는 지난해 256억 달러(송금기준)이며 M&A형(58억 달러)보다는 공장이나 사업장을 짓는 그린필드형(198억 달러)의 투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를 인용, 2008년 금융위기로 위축된 전 세계 OFDI가 지난해 1조5100억 달러로 금융위기 이전(2005∼2007년)의 1조4700억 달러 수준을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OFDI의 회복은 M&A 투자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직접 외국에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판매망을 구축하는 그린필드 투자는 세계 경제 불확실성으로 본격화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막대한 외화보유액을 바탕으로 2010년 국외직접투자가 68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급증하고 일본의 국외투자도 M&A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재정부는 “우리나라가 개도국 경제에서 선진국 경제로 탈바꿈하려면 기업들의 OFDI 확대를 통한 글로벌 생산네트워크 마련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중국, 일본의 움직임을 고려할 때 위험이 크지만 시장에 투입된 외국기술, 판매망 확보를 통한 사업기회와 성장동력을 단기간에 마련할 수 있는 M&A 투자에 기업이 관심을 두고 정부도 제도적 여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