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단타外資 ‘홍수’… 순국제투자 누적잔액 감소 40개 신흥국 중 3번째 기록

입력 2012-05-13 19:21


한국에서 치고 빠지는 외국인자본이 넘친다.

13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자본자유화 이후 한국의 자본이동 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다른 신흥국들에 비해 수시유출입성 자본 비중이 높고 유입속도가 빨라 변동성을 완화시킬 수 있는 건전성 정책수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1990년대 이후 자본자유화가 확대되면서 외국인 자본유입 및 내국인의 자본유출 규모가 모두 증가했으나 자본유출입의 결과인 순자본유입은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내국인의 자본유출보다 외국인의 자본유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크다.

순국제투자잔액(대외투자-외국인투자)은 실제 자본의 유출입에 따른 거래요인의 변화보다 주가·금리·환율변화에 따른 평가변동을 나타내는 비거래요인에 크게 좌우됐다. 한국의 대외투자는 주로 안전자산 선호 경향 때문에 비거래요인에 따른 평가가치 변동이 거의 없는 반면 2000년 중반 이후 한국의 주가와 원화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비거래요인에 의한 외국인투자 평가익은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2010년 말 누적 외국인투자 잔액은 2448억 달러인데 이 가운데 비거래요인은 2258억 달러나 됐다(표 참조). 결과적으로 순국제투자 누적잔액 감소액은 -2287억 달러로 러시아, 브라질에 이어 3번째를 기록했다. 다른 신흥국들에 비해 부(負)의 순국제투자 잔액규모가 매우 큰 것이다.

이는 외국자본이 국내에서 비거래요인에 따른 높은 수익을 얻고 있는 반면 한국의 대외투자자산 운영능력은 매우 열악하다는 뜻이다. 이뿐 아니라 유입자본 중 수시유출입성 자본 비중이 2000년대의 경우 83%에 이르러 40개 신흥국 평균인 49%를 크게 웃돌았다. 유입속도도 신흥국들보다 1.5∼2배 빨라 변동성이 매우 높았다.

이 같은 과도한 변동성을 해소하자면 이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개발해야 하며 금융기관들이 자체적인 유동성 완충장치를 갖추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뿐 아니라 금융기관의 경쟁력 향상을 통해 대외자산 운용능력 제고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조용래 기자 choy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