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정상회담] 3국 첫 경제분야 협정… 中진출 국내기업 ‘보호막’ 기대
입력 2012-05-13 19:02
한·중·일 경제협력이 한 단계 격상될 전망이다. 13일 한·중·일 정상들이 투자보장협정에 서명함에 따라 3국은 보다 활발한 투자 계기를 마련했으며, 3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연내 개시 합의로 머잖아 3국 경제공동체를 향한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됐기 때문이다.
◇한·중·일 최초 경제 분야 협정=한·중·일 투자보장협정은 3국이 체결한 첫 경제 분야 협정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3국 협력이 태동기를 지나 본격적인 성장기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투자보장협정은 3국 간 투자를 촉진하고 교역을 확대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보장협정은 투자유치국 법령에 따른 투자 허용, 투자에 대한 공정·공평한 대우 및 충분한 보호와 안전 보장, 내국민 대우 및 최혜국 대우, 국유화로 인한 손실에 대한 공정·신속·합리적 보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그간 상대적으로 투자자보호에 취약했던 국내 기업의 중국 투자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기존 2국 간 맺은 투자협정은 앞으로도 유효하며, 투자자는 기존 협정과 이번에 체결된 3국 간 투자보장협정 중 유리한 쪽을 택할 수 있다. 한·중·일 투자보장협정은 의회 비준 등 국내 절차를 거쳐 정식 발효할 예정이다.
◇동아시아, FTA 각축장으로 부상=한·중·일 FTA와 관련해서는 그간 3국의 입장이 각각 달랐다. 일본은 당장 협상개시를 주장한 반면 중국은 연내 협상개시 정도를 피력했다. 우리나라는 3국 간 합의만 한다면 언제든지 괜찮다는 입장이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2009년부터 실시해온 한·중·일 FTA 산·관·학연구가 지난해 말 완료된 만큼 연구결과를 보고하고 향후 추진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한·중 양국은 이미 양국 간 FTA 협상개시 선언을 한 만큼 서두를 필요가 없어 연내 협상개시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통상교섭본부 고위 관계자는 “한·중 FTA와 한·중·일 FTA가 동시에 진행될 수도 있을 것이나 원래 협상이란 것이 양자에서 다자로 갈수록 진척이 더딜 수밖에 없음을 감안하면 한·중 FTA 협상이 더 빨리 조율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는 일본 미국 등이 추진하는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아세안+한·중·일+인도·뉴질랜드·호주’를 묶자는 아세안의 RCEP(역내 포괄적 경제파트너십), 여기에 한·중·일 FTA까지 가세하면서 FTA의 각축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조용래 기자 choy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