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진당 당권파의 민낯 추악하다
입력 2012-05-13 18:21
“여러분은 경기동부연합이라는 한 줌의 무리가 통합진보당에 표를 던진 200만이 넘는 유권자의 뜻을 사정없이 짓밟는 민주주의 파괴 현장을 보고 있습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그제 밤 통진당 중앙위에서 벌어진 폭력사태를 트위터로 실시간 중계하며 당권파를 비판한 말이다.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통진당 중앙위가 난장판으로 막을 내리는 과정은 한심하고 참담했다. 비례대표 부정 경선 파문을 매듭짓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당권파 당원들의 항의와 필리버스터로 정회와 속개가 반복됐다. 그러다 오후 9시40분쯤 의장을 맡은 비당권파 심상정 공동대표가 첫 번째 안건인 ‘강령 개정안 심의·의결의 건’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선언한 순간 당권파 당원들이 “불법 중앙위 해산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단상으로 뛰어들었다. 저지하는 비당권파 당원들과의 사이에 주먹질과 발길질, 욕설이 난무했다. 유시민, 조준호 공동대표도 당권파 당원들에게 봉변을 당했다. 무법천지였다. 그것으로 중앙위는 끝났다. 때문에 통진당만이 아니라 진보 세력 전체가 비난받고 있다.
죄의식 없이 부정을 저지르고, 부정이 만천하에 드러났음에도 사과는커녕 부실조사라고 억지를 쓰고, 나아가 비대위 구성을 실력으로 무산시킨 이들이 ‘진보’를 자처하며 그 중심에 서 있었다니 말문이 막힌다. 국민도, 민주주의도 안중에 없는 당권파는 더 이상 ‘진보’ 운운할 자격이 없다.
당권파가 서슴없이 폭력을 휘두른 이유 중 하나가 비례대표 2번 이석기 당선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당권파가 이정희 공동대표를 사퇴시키는 선에서 사태를 수습하고 이 당선자를 포함해 비례대표 1∼3번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해온 속내가 바로 ‘이석기 살리기’라는 것이다. 당권파의 핵심인 경기동부연합의 ‘성골’로 불리는 이 당선자가 원내에 진입하지 못할 경우 향후 당권파 입지 자체가 흔들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이 당선자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에서 종북(從北) 운운하는데, 종미(從美)가 훨씬 더 문제”라고 말했다. 북한 인권이나 핵문제에 대한 질문에는 명확하게 답변하지 않았다. 종북주의자임을 스스로 천명한 셈이다.
결국 ‘철 지난 이념’에 사로잡혀 북한 정권에 대해 아무 말도 못하고, 회의 때 애국가도 부르지 않는 이들이 국민의 대표직을 갖기 위해 막가파식 행태를 일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9대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오는 30일까지 버티는데 성공할 경우 면책특권을 이용해 국회 의사당에서 무슨 일을 벌일지 벌써부터 우려스럽다.
종북·좌파 세력의 섬뜩한 꼼수를 보여준 통진당 당권파는 앞으로도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에게 속은 유권자들이 당권파 응징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