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男의 손, 여성의 행복을 창조하다… 남성 메이크업아티스트 강승혁씨

입력 2012-05-13 18:30


“여성의 손이 더 섬세하다고요? 부드러울지는 몰라도 섬세하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메이크업 분야는 오히려 꼼꼼한 남성에게 더 어울릴 수도 있어요.”

여성의 직업으로 인식되기 쉬운 메이크업 아티스트 분야엔 남성이 의외로 많다. 강승혁(29)씨도 일찍부터 이 분야에 뛰어들어 벌써 경력 5년차 베테랑이 됐다. 그는 자신의 메이크업 활동에 대해 “남성의 눈으로 여성의 미적 포인트를 잡아내 아름다움을 재창조하는 예술적 행위”라고 강조한다.

“메이크업이란 피부의 단점을 숨기는 게 아니고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여성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고 더 나아가 아름다움을 창조하게 되지요.”

어려서부터 엄마 화장품 가지고 놀기를 좋아하던 그는 대학에서 미용 관련 학과를 선택했다. 대학 다닐 때 시험 삼아 나이 든 친척 여성들에게 메이크업을 해 주었더니 젊어지고 예뻐졌다면서 매우 좋아하시더란다. 그때 화장도 행복의 작은 조건이 됨을 알고 이 방면의 직업인이 되기로 마음을 굳혔다.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서 화장을 해드려요. 작업을 끝내면 고객들이 깜짝 놀라면서 신기해합니다. 자기 모습이 이렇게 변할 수가 있느냐면서 흡족해합니다. 그런 분들은 대부분 단골 고객이 되지요. 고객들이 제 이름을 호명하며 맞춤 화장을 요구할 때면 능력을 인정받는 기분이 들어 뿌듯합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독창성을 가지고 작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일해야 한다고 한다. 나만의 감각으로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전문 예술가이기 때문에 능력과 끼를 최대한 발휘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화장 전문가로서, 또 아티스트로서의 감각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강씨는 틈만 나면 스케치북을 들고 거리로 나가 여성들의 화장 트렌드를 살핀다. 미술관의 그림을 보며 색채를 연구하고 화장 관련 서적을 찾아 탐독한다. 강씨의 꿈은 회사에서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거울을 보며 자신의 얼굴에 분칠을 한다.

사진·글=김민회 기자 kimm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