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20대 여성 납치·살인 사건 오원춘 “피해자에 미안”… 혐의 순순히 인정

입력 2012-05-11 19:06

수원 20대 여성 납치·살인 사건의 피고인 오원춘(42)이 11일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과 자신의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담담한 표정으로 법정에 선 오씨는 “제가 저지른 죄이고, 피해자에게 미안해 거짓말하지 않고 모두 자백했다”면서 “처음부터 살인과 시신 훼손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수원지법 제11형사부 심리로 이날 열린 공판에서 오씨는 재판장이 “성폭행을 시도한 부분에 대한 물증과 증거자료가 없는데 왜 혐의를 인정하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오씨는 당초 경찰조사에서 “피해 여성과 어깨가 부딪혔는데 욕을 하고 무시해서 집으로 데려가 살해했다”고 진술했다가 검찰에서 “죄가 가벼워질 것 같아 거짓으로 진술했다”고 진술을 번복했었다.

오씨는 또 재판장이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것은 납치 때부터 범행을 계획했기 때문이냐”고 추궁하자 “시신을 처리할 다른 방법을 몰랐을 뿐 훼손은 우발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여성의 부모와 동생 유족 10여명은 참담한 표정으로 재판과정을 지켜봤다. 유족들은 오씨가 법정에 들어서자 “오씨를 반드시 죽여 달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검찰은 112신고 녹취록과 납치 과정이 담긴 CCTV 테이프 등을 재판부에 증거물로 제출했다. 피해여성의 친동생과 오씨의 친·인척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질 2차 공판은 오는 6월 1일 열린다. 법원은 이례적으로 몰려든 취재진과 방청객의 법정 입장을 차단했고 사진도 찍지 못하게 막았다.

오씨는 지난달 1일 오후 10시30분쯤 수원시 지동 자신의 집 앞을 지나던 A씨(28·여)를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내 유기하려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었다.

수원=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