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도 출마선언 했는데… 박근혜는 언제 움직이나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당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호남을 하루 종일 누볐다. 비박(非朴·비박근혜) 진영에서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겠다는 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나온 행보다.

박 위원장은 전주에서 전북 총선공약실천본부 출범식에 참석하고 이 지역 주요 당직자와 점심을 같이한 뒤 새만금 방조제를 시찰했다. 이어 광주로 내려가 광주·전남 총선공약실천본부 출범식에 들른 이후 이 지역 4·11 총선 출마자들과 저녁을 함께하고 2012 여수세계박람회 개막식에까지 참석했다. 분초를 다투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셈이다.

박 위원장은 새만금 공사 현장에서 “배후에 물류복합단지를 만들어야 된다”고 강조하면서 ‘전북의 미래이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새만금 사업의 성공적인 완공을 기원합니다’라는 글을 방명록에 남겼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이날도 자신의 대선 출마 선언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새만금 임시 홍보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아직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했다.

또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고, 여러 가지 국민여러분께 들은 말씀이라든가, 이런 것에 대해서 보완하고 챙기면서 생각을 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박 위원장이 출마시기를 마냥 늦추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늘고 있다. 일각에는 박 위원장의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행보가 비박 진영의 네거티브 공세를 불러오고 있다는 시각도 있기 때문이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박 위원장은 자신이 대권도전 선언을 할 경우 그때부터 경선 분위기가 과열돼 민생현안이 뒷전에 밀려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늦지도 이르지도 않은 시기에 직접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오는 15일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선출되고 나면 박 위원장이 본격적으로 선언 시점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전날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오 의원은 이날 경기도 과천 중앙선관위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했다. 여권 주자로는 정몽준 전 대표에 이어 두 번째다.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