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해체 위기] ‘꼿꼿’ 조준호… 당권파 “소송” 으름장에도 마이웨이

입력 2012-05-11 18:36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선거 진상조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준호 공동대표의 꼿꼿한 처신이 화제다. 그는 이정희 공동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의 파상공세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경선과정에서 조직적인 부정선거가 저질러졌다는 증거를 잇따라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조 공동대표는 조사결과를 전면 부정하고 있는 당권파들에게 “석고대죄해야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유치찬란하구먼”이라는 말로 몰아붙였다. 또 이 공동대표가 자신에게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음에도 10일 한 언론에 30건의 부정선거 사례를 추가로 폭로하는 과감성을 보였다. 아울러 지금까지 발표하지 않은 경선 부정 자료를 추가로 폭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군산 제일고를 나온 조 공동대표는 경기도 화성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노조원 출신의 노동운동가다. 1987년 노조 민주화와 임금인상을 위한 대중투쟁을 주도해 구속되기도 한 그는 자동차산업노조위원장(97년)과 금속연맹 초대 수석부위원장(98년), 기아자동차노조 지도위원(2003년), 민주노총 조직강화위원장 등을 두루 거쳤다. 하지만 ‘전투적 조합주의’를 지향하지 않는 온건파로 통한다. 그는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 ‘사회적 교섭’ 등을 추진한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궤를 같이하는 온건성향의 ‘국민파’ 계열로 분류되고 있다. 이 위원장의 중도사퇴로 2006년 2월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위원장으로 당당히 당선돼 1년간 민주노총을 이끌기도 했다.

조 공동대표는 위원장에 당선된 그해 9월 민주노총을 제외한 노사정위원회가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에 대한 합의안’을 발표하자 “마음에 안 든다고 빼놓고 하는 것은 뒷골목 양아치도 안 하는 짓”이라며 당시 이상수 노동부장관을 맹비난하기도 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민노당 소속으로 경기도 화성에 출마했다가 낙선했지만 지난해 6월 민노당 당 대회에서 의장을 맡았고 지난 2월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에 위촉됐다.

이용웅 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