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바마, 反성경적인 동성 결혼 지지하다니

입력 2012-05-11 17:46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동성애자의 결혼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그는 9일(현지시간) “나는 동성 커플이 결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오바마 대통령은 동성 결혼을 지지한 미국의 첫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

그가 동성 결혼을 지지한 것은 진보단체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미국 6개 주만 동성 결혼을 법으로 허용했고, 30개 주가 금지하고 있지만 동성 결혼을 찬성하는 비율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동성 결혼 찬성 비율은 2004년 29%, 2008년 43%, 올 들어 52%로 급증했고 특히 20∼30대 유권자의 찬성 비율은 70%에 달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동성 결혼 지지 발언이 안고 있는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미 언론이 “문화전쟁을 선거 전면에 등장시킨 정치적 지진” 등으로 표현한 것처럼 진보·보수 대결 구도를 심화시켜 결국 국론분열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통합과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재선만을 노리는 ‘정치꾼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특히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한 대통령이 성경의 가르침에 역행하는 정책을 옹호한 것은 지극히 반(反)성경적인 행위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갖은 악행을 일삼다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소돔과 고모라를 다룬 창세기 19장을 비롯해 성경 곳곳에서 동성애를 하나님의 ‘창조섭리’에 반하는 죄악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태복음 7장 12절, 누가복음 6장 31절)는 성경 말씀까지 인용하며 동성 결혼을 지지한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기독교인으로서 그의 정체성이 의심될 정도다. 오바마 대통령은 생명의 보루인 가정의 존재를 부인하는 동성애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을 이룬 사람 가운데 최고봉에 오른 오바마 대통령의 언행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인들의 본보기가 된다는 점에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