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에 데려온 아들 바라보면 늘 행복”… 입양의 날 총리 표창 받는 송홍렬 목사
입력 2012-05-10 19:09
“우리 막내아들 잘생겼어요. 허허허. 이 녀석이 초등학교 교사인 제 누나와 손잡고 등·하교합니다.”
11일 제7회 입양의 날을 맞아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송홍렬(51·서울 월계동 그루터기교회) 목사의 표정에선 행복이 묻어났다. 2001년 입양한 아들 지원(서울 선곡초등학교 6년)군 앞에서 ‘아들바보’가 되는 그다. 송 목사에게는 지원군과 15년 이상 차이 나는 큰딸(26·선곡초 교사)과 큰아들(25·박사과정)이 있다.
“지원이가 태어난 지 두 달 됐을 때 서울 성북동 성가정입양원에서 데려왔어요. 제가 고교 3학년 때 서울 베델고아원에 봉사 갔다가 거기 있는 아이들을 보고선 훗날 입양하겠다는 결심을 했죠. 아내와 큰딸, 큰아들도 입양하는 것을 찬성했고요. 지원이는 큰딸이 다 키웠습니다.”
송 목사는 지원이를 입양한 후 한국입양홍보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입양 관련 행사 참여 등 입양 활성화를 위한 일이라면 바쁜 시간도 마다하지 않는다. 최근엔 주변 지인에게 아이 3명이 입양되도록 도왔다.
송 목사의 남동생도 두 명의 사내아이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세 살, 한 살이다.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살아 집안은 늘 북적댄다. 송 목사 형제는 입양 자녀에게 정체성을 숨기지 않는다. 지원군이 자신의 고향과도 같은 성가정입양원을 1년에 몇 차례 찾는 것도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한 배려다.
“예전보다 국내 입양이 많이 늘어났어요. 한데 입양 희망 부모는 남자 아이 입양을 힘들어합니다. 1500여명의 국내 입양아 중 남아는 500명도 안 되죠. 우리 형제는 일부러 아들을 데려왔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남자 아이 육아가 상대적으로 힘들 것이란 부담감 때문이다. “우리네 부모가 대여섯이나 되는 자녀들 먹이고 입혔듯 입양 자녀들도 하나님이 키워주십니다. 성서의 가르침 따라 품고 키우면 됩니다.”
입양의 날 시상식에선 송 목사를 비롯해 조병국(79·여·일산홀트복지타운 의사)씨 등 7명이 정부 포장을 받는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