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 성적표 발표 안팎… “잣대 획일적, 자금 지원에만 초점” 볼멘소리
입력 2012-05-10 21:45
동반성장위원회가 10일 대기업 56곳에 대해 동반성장지수 평가결과를 발표하면서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최하위 등급을 받은 기업 7곳은 당혹해하며 한결같이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최상위 등급을 받은 기업 6곳은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이번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개선’을 받은 동부건설과 한진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홈플러스, 효성, LG유플러스, STX조선해양 등은 동반성장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데 의외의 평가를 받았다는 분위기다.
한 기업 관계자는 “지수평가가 업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이뤄진 만큼 불합리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문화에서 동반성장이라고 하면 자금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그러나 우리 회사는 글로벌 기업인 만큼 마케팅 능력 제고나 해외시장 개척 부문의 동반성장에 힘을 쏟고 있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불평했다.
양금승 전국경제인연합회 중기협력센터 소장도 “오늘 발표한 것은 동반성장을 잘하는 상위 56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인데 보통이나 개선 등 하위그룹으로 분류된 기업들이 동반성장을 추진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동반위는 동반성장지수 평가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동반위 관계자는 “이번 발표를 앞두고 평가대상 기업들 사이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며 “이번에 좋지 않은 등급을 받은 기업들은 개선책을 마련하는 등 동반성장에 많은 노력을 할 것이기 때문에 동반성장지수 평가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평가에선 사회적 관심이 크고 동반성장 추진에 따른 파급효과가 큰 기업을 중심으로 평가대상 기업이 선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 평가와 동반위 체감도 조사를 각각 평가해 등급화한 후 합산했다. 대기업 제출 실적자료에 대해 현장 확인을 거쳐 엄정히 평가한 후 등급화하는 식으로 공정위의 이행실적평가가 이뤄졌다.
체감도 조사를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의 평가지표 가운데 공정거래 항목은 우수, 동반성장체제 항목은 비교적 양호한 반면 협력기업과의 실질적인 협력사업 부문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반위는 동반성장지수 평가가 대·중소기업간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과 지속 성장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수단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올 상반기까지 업종별 실정을 고려한 평가 지표를 보완하고 평가 대상기업을 74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업종별 평가기준도 제조업과 도소매업 등 현재 2개에다 건설업, 정보서비스업 등을 추가해 4개로 늘리기로 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