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北식당 女종업원 빼돌린 탈북자 출신 한국인 30대男 체포

입력 2012-05-10 18:56

탈북자 출신 한국인 남성이 캄보디아에서 북한 식당 여종업원을 빼돌린 혐의로 체포돼 외교 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 북한 관련 외교소식통과 캄보디아 주재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2009년 가족들과 함께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온 김수성(가명ㆍ35)씨는 지난달 말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인신매매금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김씨는 지난해 6월 프놈펜의 평양대동강식당에서 접대원(종업원)으로 근무하다 실종된 문모(25ㆍ여) 씨를 납치해 빼돌린 혐의로 수배된 상태였으며, 지난달 25일 프놈펜 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다 붙잡혔다.

캄보디아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탈북자 출신인 김씨는 과거 캄보디아에서 살았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곳에서 무엇을 했는지는 모르겠다”며 “인신매매금지법이 적용된 것은 북한 공관이 대동강식당 접대원 실종사건과 관련해 캄보디아 정부에 수사를 요청했기 때문으로 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주재 북한대사관은 김씨가 한국 국적자란 점을 들어 처음엔 대동강식당 접대원 실종 사건에 한국대사관이 연루된 것으로 생각하고 항의하기도 했다.

김씨는 문씨가 실종되기 직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문씨와 함께 나가는 장면이 CCTV에 포착돼 문씨를 납치했다는 혐의를 받게 됐다.

현지에서 재판을 앞둔 김씨는 당시 캄보디아 국경까지만 문씨와 동행하고 헤어졌기 때문에 이후의 행방은 모른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탈북 전에 조선노동당 중앙당에서 일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씨는 한국에 함께 온 가족들이 지금은 제3국으로 망명한 상태여서 가족들을 따라 제3국 망명을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북한 외무성 고위 관료였던 김씨의 부친과 문씨의 부친이 절친한 친구이며, 김씨가 문씨 부친의 부탁을 받고 문씨를 빼돌려 함께 제3국으로 망명을 시도하다가 인신매매 누명을 쓰고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