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3차 퇴출 후폭풍] ‘가지급금’ 첫날 큰 혼란 없었다

입력 2012-05-10 23:33

솔로몬·한국·미래·한주 등 지난 6일 영업정지된 4개 저축은행들이 가지급금 지급을 시작한 10일 우려할 만한 혼란은 없었다. 지난해 두 차례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당할 때와 달리 예금자들이 밤샘해 줄을 서는 등의 소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저축은행 영업정지를 경험한 학습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대치동 솔로몬저축은행 본점에서 발급된 대기 번호표는 100번을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일부 고객들은 직원들에게 “부실 경영을 하면서 남의 피 같은 돈을 맡겠다고 했느냐”고 따지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차분히 가지급금을 받아갔다. 가지급금 지급 업무를 대행하는 신한·우리은행 등 인근 시중은행 지점도 대기자가 오전에 30명 미만이었다.

하지만 오전 7시부터 지급 신청이 시작된 미래저축은행의 제주 이도2동 제주본점에는 오전 9시30분까지 300명이 몰려 가지급금 번호표를 받아갔다. 예금보험공사는 미래저축은행 제주본점에서 하루 최대 200명까지만 가지급금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 첫날에 이튿날 분의 가지급금 번호표도 나간 셈이다.

예보 관계자는 “예보 홈페이지(www.kdic.or.kr)를 통한 가지급금 지급 신청접속도 원활한 편”이라며 “1, 2차 구조조정을 겪으며 고객들 사이에서 일종의 학습효과가 잘 발휘된 결과 각 영업점에서도 첫날이지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예보는 이날 오후 5시 현재 4개 저축은행에서 가지급금으로 빠져나간 돈은 지급대상 4조2278억원의 10.4%인 4414억원이며 2만8852명이 찾아갔다고 밝혔다.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예금보험공사 홈페이지를 통한 인터넷 신청은 50.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지급금 신청은 이날부터 해당 저축은행 본·지점과 예보가 지정한 6개(농협·국민·기업·우리·신한·하나) 시중은행 지점에서 받고 있으며, 오는 7월 9일까지 2개월간 진행된다.

원금과 이자가 5000만원 이하 예금자에게는 원금 기준 2000만원까지, 초과 예금자에게는 5000만원 한도에서 원금의 40%까지 가지급금이 지급된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