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 부동산 대책] 시장 반응·전문가 진단 “화끈한 대책 빠졌다”… 시장 무덤덤
입력 2012-05-10 18:42
“주택 거래 활성화 대신 가격 안정을 택한 반쪽짜리 정책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5·10 주택 거래 정상화 방안을 이렇게 해석했다. 이번 대책이 거래 활성화보다는 시장 안정화에 무게를 뒀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과도한 시장규제를 정상화함으로써 주택거래가 시장기능에 따라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충족하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은행 부동산서비스사업단 박원갑 팀장은 “정책적 효과의 목적은 두 가지가 있다”면서 “거래 안정과 가격 안정인데 이번엔 가격 안정에 무게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번지 채훈식 부동산연구소 실장도 “주택시장은 가격이 올라야 거래가 활발해진다”면서 “정부가 가격 안정화를 택하면서 자연스럽게 거래 활성화는 포기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대책의 주요 대상은 아파트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아파트 수요가 빠져나가면서 더 이상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지 않도록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이번 대책을 마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채 실장은 “우리나라 부동산은 아파트 위주로 가는데 장기 침체로 이어지다 보니 단독주택과 오피스 쪽으로 쏠렸다”면서 “침체된 부동산을 살리자고 아파트를 중심으로 대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DTI 완화 같은 조세 관련 규제 완화 내용 등이 빠진 것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해야 할 DTI 규제를 완화할 경우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국민은행 박 팀장은 “부동산 하나 살리기 위해 거시경제 안전망, 금융기관 건전성을 담보로 DTI 규제를 완화하라는 것”이라며 “이 같은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DTI 규제 완화 대신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장의 반응도 무덤덤했다. 투기지역 해제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였던 강남3구(서초 잠실 강남)도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특히 강남3구 재건축 시장에선 이날 정부 대책보다는 서울시의 움직임에 더 관심을 보였다.
송파구 가락동의 S공인중개소는 “조용한 하루다. 대책을 발표했지만 변화는 없다”면서 “DTI 등 핵심내용이 빠져서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서초구 잠원동의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5·10 대책 발표는 현재 시장 상황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강남3구 재건축의 경우 서울시 정책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이라며 “매수도 매물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