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무장 고려 전작권 전환 폐기해야”… 정몽준, 외신기자 간담회

입력 2012-05-10 18:37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는 10일 북한의 핵무장 상황을 고려할 때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외신기자클럽 오찬 간담회에서 “전작권 이양에는 정치적 의도가 많이 담겨 있다”며 “북한의 핵무장을 보면 한국을 매일매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작권 이양은 폐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정 전 대표가 지난 6일 새누리당 당사에서 가진 안보분야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사 해체, 전작권 전환,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보다 높은 수위의 발언이다. 정 전 대표는 “많은 한국 국민이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작권을 전환하려는 것은 잘못된 발상에서 비롯된 무책임하고 위험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개혁개방은 지금까지 전체주의에 의존해 온 세습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과 반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김정은이 중국식 또는 베트남식 개혁개방을 따를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정 전 대표가 ‘최고존엄’과 체제를 헐뜯었다며 거친 어조로 그를 맹비난했다. 이 매체는 ‘대통령병에 환장이 된 친미주구 정몽준의 가소로운 넋두리’란 제목의 논평에서 ‘정치간상배’ ‘시정잡배’라는 막말까지 동원해 정 전 대표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관계를 잘 아는 북한이 현대가(家) 사람을 이처럼 집중 비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은 김 위원장 통치 시절인 1998년 정 전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한 이후 금강산 관광사업 등 대북투자를 활발히 한 점을 고려해 정 전 명예회장을 ‘민족경제협력의 선구자’로 평가하면서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등 현대가 사람들을 각별히 대해 왔다. 정 전 대표는 6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하고 3차 핵실험과 무력도발 개연성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