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간 발품팔아 쓴 생생한 야생화 백과… ‘야생화 백과사전’

입력 2012-05-10 18:33


야생화 백과사전/정연옥 오장근 신영준(가람누리·5만8000원)

“민들레에는 안타까운 전설이 있다. 노아의 대홍수 때 온 천지에 물이 차오르자 모두들 도망갔는데 민들레만은 발이 빠지지 않아 도망가지 못했다. 민들레는 두려움에 떨다가 그만 머리가 하얗게 세어 버렸다. 민들레가 살려달라고 기도했더니 하나님은 가엽게 여겨 그 씨앗을 바람에 날려 멀리 산중턱 양지바른 곳에 피어나게 해줬다. 민들레는 그 은혜로 하늘을 우러러보며 살게 됐다.” 꽃에 얽힌 이런 이야기를 풍부하게 담은 야생화 백과사전은 지금까지 나온 야생화 도감들과 여러 면에서 차별화된다. 우선 야생화의 새순부터 종자 결실까지의 전체 생장과정과 압화 및 유사종까지 총망라했다. 꽃이 피어 있지 않을 때 잎과 종자를 보고 무슨 꽃인지 알기는 쉽지 않지만 이 책을 보면 쉽게 판별할 수 있다.

대학과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에 근무하는 저자들은 지난 10여년간 지리산 산장 등에 살다시피 하면서 발품을 팔았다. 새순이 올라오는 모습, 군락지 모습, 꽃봉오리 상태 등 식물의 한살이를 담아 1000여 컷의 사진을 수록했다. 초본류를 총망라하되 어떤 속의 종 가운데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206종을 표제식물로 정했다. 나머지 종들은 ‘가까운 식물들’ 항목에 사진과 함께 간단하게 설명했다.

임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