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比, 남중국해 갈등 ‘폭풍전야’… 황옌다오서 양국 한달째 대치

입력 2012-05-09 21:59

중국이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 황옌다오(黃巖島·스카보러섬)를 놓고 강경 대응으로 돌아섰다.

중국 외교부 부부장 푸잉(傅瑩)은 지난 7일 알렉스 추아 주중 필리핀 대리대사를 불러 “중국 측은 필리핀이 사태를 확대시키고 있는 데 대해 모든 종류의 준비를 이미 끝냈다”고 밝혔다고 신경보(新京報)가 9일 보도했다.

푸잉 부부장은 또 “필리핀이 형세를 잘못 판단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이 최후의 수단으로 군사력을 동원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되기도 했다.

그러나 훙레이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외교적 협상을 통해 현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와 함께 황옌다오 부근 해역에서 필리핀 어선들의 진출을 봉쇄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 해역에는 지난주 14척에 불과하던 중국 선박이 33척으로 늘어나는 등 중국의 실효적 지배가 강화되고 있다.

중국과 필리핀은 지난달 10일부터 한 달 가까이 어정선(漁政船·어업지도선)과 해경선을 황옌다오 해역에 보내 팽팽한 대치를 계속해왔다. 황옌다오 해역에서 조업 중인 중국 어선을 단속하려던 필리핀 해경선과 이를 보호하기 위한 중국 어정선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필리핀은 남중국해에 접한 팔라완 해역에서 미군과 대규모 상륙작전을 실시하기도 했다. 중국으로서는 필리핀에 무력을 사용할 경우 곧바로 미국의 개입을 초래한다는 점을 의식해 강공책을 펴지 못했다. 하지만 중·미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는 시점에 중국이 이처럼 강경한 자세를 보이는 데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