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훔친 특허로 시장 1위” vs 삼성 “경쟁 안되니 소송하나”… 美법정 제출 소명서 통해 설전

입력 2012-05-09 18:52

특허 소송으로 대립각을 세운 애플과 삼성전자가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애플, “삼성전자는 우리에게 수십억 달러의 빚을 졌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낸 소명서에 “삼성전자는 훔친 특허로 시장 1위를 했다”는 주장을 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소명서에서 “재판을 준비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카피캣(모방꾼)’ 제품을 팔아 스마트폰 판매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면서 “삼성전자의 지적재산권 침해로 인한 손실이 수십억 달러”라고 강조했다.

또 “삼성전자는 지적재산권뿐만 아니라 재판지연 전략으로 아이폰의 시장점유율까지 훔쳐가고 있다”며 비난했다.

해외 특허 관련 사이트인 포스 페이턴츠의 플로리언 뮬러는 “애플이 삼성전자의 지속적인 특허침해를 막기 위해 오는 7월 30일 재판을 개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맞불을 놨다. 삼성전자는 소명서에서 “애플을 상대로 한 소송에 준비해야 할 부분이 많아 이번 여름에 소송을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애플이 시장 경쟁에서 이길 수 없자 삼성전자 제품의 판매를 막아달라고 요청하는 소송으로 경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또 애플의 ‘카피캣’ 주장에 “우리 제품은 혁신적이고, 독립적으로 개발된 기술”이라며 일축했다.

이처럼 전 세계 IT 업계에서 특허소송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한 판사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모토로라 간 특허소송에서 양측을 호되게 질책해 관심을 끌고 있다.

MS와 모토로라가 지난 7일 특허침해 사건과 관련해 3시간에 걸친 공방을 지속하자 시애틀 소재 지방법원의 담당판사인 제임스 로바트는 판결을 보류한 채 “법원은 글로벌 산업계 내 협상과정에서 (체스판의) 졸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시애틀 타임스는 보도했다.

이어 “모토로라와 MS의 행태는 자신들의 상업적 이익을 보장받기 위한 것이겠지만 외부에서는 독단적이고 거만하고 노골적이며, 자만심에 근거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로바트 판사는 양사 간 소송비용만으로도 재정난에 허덕이는 한 작은 국가를 살릴 수 있을 정도라고 비꼬기도 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