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해체 위기] “당권파 주류, 역사 중죄인 될 것”… ‘전국교수協’ 강력 비판
입력 2012-05-09 21:51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적반하장’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재야 원로단체와 학계 등 범(汎) 진보진영으로 확산되고 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함세웅 신부 등 학계와 종교계 원로 등으로 구성된 ‘희망2013·승리2012 원탁회의’는 9일 성명을 발표하고 “경선과정 문제점,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드러낸 당내 폐습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통합진보당 당권파를 비판했다.
원탁회의는 “지금은 진상규명 정도가 미흡하다거나 누가 얼마나 억울한가를 따지기 전에 사태의 본질을 꿰뚫어야 한다”면서 “분란을 조속히 수습하고 재창당 수준으로 갱신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을 권고했다. 또 “국민이 하나를 내려놓는 반성을 요구할 때 스스로 둘, 셋을 내던지는 희생을 감내해 국민 신뢰를 다시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원탁회의는 “12월 대선에서의 야권연대는 기존 정당(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뿐 아니라 안철수 지지세력까지 끌어안는 연대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합진보당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연대까지 가능하도록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하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도 성명을 통해 “(진상조사가) 완전치 않더라도 그에 드러난 죄악상은 여지가 없으며 죄질은 진보운동을 20년 전으로 퇴행시킬 정도”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어 “당권파 주류들은 이데올로기적 선전, 계파 권력획득, 계파 조직관리에만 몰두했고 아집과 독선, 종파주의 때문에 뜻있는 많은 이들이 등을 돌렸다”면서 “권력투쟁에만 몰두한다면 역사의 중죄인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당권파 당사자들과 비례대표 전원의 사퇴를 주장했다.
대표적인 진보성향 학자인 김세균 서울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당권파여, 제발 이제 그만. 이럴수록 조소의 대상으로 떨어지는 것이 안타깝다”는 글을 올렸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역시 자신의 홈페이지에 “설령 약간의 억울함이 있더라도 진보는 도덕적 약점을 보이면 파죽지세로 비판받고 밀릴 수밖에 없다”면서 “잘못에 대처하는 방법도 보수와 달라야 한다”고 질타했다.
시사평론가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오전 트위터 글에서 전날 당권파의 단독 공청회를 “76분간의 이정희 모노드라마”라고 비난했다.
김명호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