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한국 바둑 비대위

입력 2012-05-09 19:09


최근 바둑계 뉴스의 핵심은 온통 한국과 중국의 대결이다.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세계대회 결과는 바둑계 분위기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지난해는 한국이 확실한 강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시작부터 불안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LG배에서 이창호 9단이 중국의 장웨이제 5단에게 우승컵을 내어준 이후 농심신라면배와 BC카드배, 중국 주최의 바이링배, 여자 기사들의 대결인 황룡사쌍등배 등에서 한국은 줄줄이 패배의 아픔을 겪었다.

그래도 얼마 전 중국에서 개최한 화정차업배에서 쾌승을 거두며 잠시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었지만 세계 1위의 자리를 지켜오던 한국의 턱 밑까지 추격한 중국에게 여유를 부릴 수 없는 상황. 한국기원에서는 고심 끝에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달 26일 ‘한국 바둑의 재도약’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태스크포스를 결성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바둑계 사상 첫 상비군 훈련을 통해 국가대표팀을 구성해 큰 성과를 거둔 것에 착안한 제2기 국가대표팀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대표팀 감독은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의 뒤를 이어 당시 코치를 했던 김승준 9단이 맡았다. 조한승 9단, 최철한 9단, 박영훈 9단, 이영구 9단이 기술위원을 맡고, 올해 여류국수전에서 박지은 9단을 꺾고 첫 여류국수의 영예를 차지한 박지연 3단이 기술위원 겸 총무 역할을 맡으면서 안팎으로 최고 스태프들을 겸비했다.

김승준 감독은 “1기 국가대표팀이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목표로 구성됐다면 2기 대표팀은 최근 거세게 불고 있는 중국세에 대응하기 위한 맞춤형 선수 구성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최근 중국의 강세는 성공적인 세대교체와 나이 어린 기사들의 활약상에 기인한 것으로 당장 흐름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근본 원인인 어린이 바둑 활성화나 입단제도 개선 등은 당장 개선하기 힘든 문제인 만큼 균형추가 무너지기 시작한 중국과의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도록 국가대표 연구회를 중심으로 준비해 나가겠다는 포석이다.

국가대표로는 박정환 9단, 원성진 9단, 백홍석 9단 등 국내 상위 랭커 10명과 나현 2단, 이동훈 초단, 변상일 초단, 김채영 초단 등 어린 유망주들이 참여한다. 예비전력으로는 여류명인전에서 여자기사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최정 2단 등 여자 상위 랭커 5명도 훈련에 함께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KSPO)의 국민체육진흥기금 후원으로 진행되는 한국바둑 국가대표 연구회는 매달 4회 모임을 갖는다. 전체가 참여하는 공동연구회 2회, 여자기사 기력 향상 지도 1회, 신예기사 및 영재입단자 등 유망주 육성 활동 1회로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며 중국과의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