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간이’ 박원순 시장 가짜 일본인 행세 폭소” 日 혐한 네티즌들, 암행 조사에 조롱 퍼부어
입력 2012-05-08 21:22
[쿠키 사회] 박원순(56) 서울시장이 일본 내 혐한(嫌韓) 네티즌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최근 박 시장이 일본인 관광객으로 위장해 국내 관광·쇼핑지를 암행 조사한 것을 두고 혐한 네티즌들은 “주위 시민들이 다 알아보는 데 뭐가 암행 조사냐”거나 “한국은 역시 조작 대국”이라며 비아냥대고 있다.
8일 2채널(2CH) 등 일본 내 거대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일본인으로 변장한 서울 시장이 얼간이 같은 모습으로 등장했다’는 제목의 글이 높은 인기를 끌었다.
글에는 지난 2일 박 시장이 일본인으로 위장해 남대문 시장과 명동 등 주요 관광지를 돌며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관광 및 쇼핑 실태를 점검했다는 국내 언론의 기사가 소개돼 있다.
해당 기사에는 일본인으로 위장한 박 시장의 모습이 담겨 있는데, 이 사진이 혐한 네티즌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혐한 네티즌들은 사진을 보면 일반 시민들이 박 시장을 알아보고 뒤돌아보거나 심지어 박 시장 바로 곁에서 암행 조사 현장을 사진으로 찍는 사람까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시장이라면 시민들이 직접 선출한 사람인데 어떻게 모습을 숨길 수 있느냐. 성형수술이라도 했느냐”거나 “카메라를 가진 사람이 시장 주위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 같은데 암행 조사라니, 거짓말 아니냐”, “저런 멍청이 같은 옷을 입은 일본인은 없다”, “시장이라는 걸 다 간파 당하니 상인들이 싸게 줄 것 같다. 그리고 서울시는 바가지가 없다고 발표하겠지”라는 식의 댓글을 달며 시시덕거리고 있다.
수수한 옷차림으로 나선 박 시장은 이날 일본인 오므라 히토미(26)씨와 함께 부녀 행세를 하며 쇼핑 및 관광 실태를 조사했다.
문제의 사진은 류경기 서울시 대변인이 지난 2일 트위터에 “관광객으로 위장(?)하고 외국관광객 대상 바가지 요금 사례가 빈번한 명동을 둘러보고 있는 시장”이라는 설명 등과 함께 올린 것이다. 실제 사진 속 박 시장은 암행어사처럼 모자 속에서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고 있지만 주위 사람들을 박 시장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류 대변인은 혐한 네티즌들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날 암행 조사에는 수행원이나 취재기자들이 함께 따라 나섰지만 택시를 이용하거나 일부 쇼핑 명소 등을 방문할 때에는 시장이 수행원이나 기자 없이 단독으로 나섰기 때문에 암행조사가 제대로 이뤄졌다”며 “트위터에 올린 사진의 경우 수행원이 촬영하면서 시장의 존재가 일반 시민에게 드러난 것일 뿐, 다른 암행 조사는 시장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고 잘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