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모럴해저드] 김찬경 구속… 불법대출·횡령 1700억대
입력 2012-05-08 23:32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김찬경(55)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불법대출 및 횡령으로 빼돌린 자금이 현재까지 1700억원대인 것으로 파악하고, 돈의 흐름을 집중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김 회장이 미래저축은행에서 15명 명의로 불법대출받은 1500억원 가량을 충남에 차명으로 보유한 리조트를 짓는 데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8일 “김 회장이 불법대출을 받은 자금은 대부분 리조트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나머지 횡령액의 구체적인 규모와 사용처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김 회장이 우리은행에서 인출한 저축은행 예금 200억원 가운데 재입금한 70억원을 제외한 130억원을 투자자들에게 나눠준 정황을 포착했다. 투자자 중 일부는 김 회장으로부터 건네받은 수십억원을 검찰에 돌려줬다. 김 회장은 빼돌린 회삿돈의 사용처와 관련해 “일부는 여러 곳에 사례금으로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김 회장이 56억원을 친구에게 도난당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이 돈이 실제 도난당한 것인지, 빼돌려 맡겨놓은 돈인지를 밝히기 위해 김 회장 친구 체포에 나섰다. 검찰은 이날 미래저축은행 제주도 본사 등 10여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해 은행 서버에 있는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김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 수감했다. 서울중앙지법 이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기록검토 결과 혐의사실 소명과 함께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모두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앞서 7일 미래저축은행 문모 경영기획본부장과 김 회장의 운전기사 최모씨도 구속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