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맞수 롯데·신세계 “전자랜드 인수 검토”
입력 2012-05-08 18:49
유통업계 라이벌 롯데와 신세계가 하이마트에 이어 전자랜드 인수전에서도 맞붙었다. 유통업체가 가전양판점 시장까지 진출할 경우 시장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8일 조회공시 답변에서 “전자랜드의 인수 추진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신세계 계열 이마트도 공시를 통해 “전자랜드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유통업체들이 전자랜드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대형마트 규제로 추가출점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 100여개 매장을 가진 가전양판점을 인수해 점포를 확장하고 가전양판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을 올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는 이미 가전 전문매장 ‘디지털파크’를 서울 잠실점 등 12개 점포에 ‘숍인숍(대형마트 안의 점포)’ 형태로 내고 사실상 가전양판점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특히 가전 전문점은 신동빈 회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신사업군 중 하나여서 올해부터는 단독 로드숍(일반 매장) 형태로 가전양판 사업을 키울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가전유통시장은 전국에 300여개 매장을 갖춘 하이마트가 35%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이어 삼성디지털프라자(20%)와 LG하이프라자(14.8%)가 각각 2,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자랜드는 9%가량 점유율로 4위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대형마트들이 점유하고 있다.
오는 14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받는 하이마트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 인수가격이 1조원 중반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자랜드는 이보다 훨씬 싼 2000억원 안팎이면 인수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이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하이마트의 대안으로 전자랜드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자랜드 인수전에는 SK네트웍스도 뛰어든 상태여서 3파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에 대한 심사가 까다로워진 상황에서 가전양판시장 빅 4중 2개 기업을 동시에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주요 유통업체들이 두 기업을 나눠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