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 수확 기쁨 ‘도시농부’ 돼 보시죠”… KCDF ‘도시농부의 작업실’ 기획전
입력 2012-05-08 18:16
수명이 다한 전기밥솥에서 녹색 잎을 자랑하는 스파티필름, 개수대 걸름망에 담겨 우아한 선을 뽐내는 풍란, 요즘은 좀처럼 보기 힘든 양은솥에서 푸른 잎을 피워낸 해피 트리….
콘크리트 건물로 둘러싸인 도심에서 자연의 푸름을 즐기고, 수확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전해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 인사동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이 올해 첫 번째 기획전으로 마련한 ‘도시농부의 작업실’로 20일까지 개최된다. KCDF 최정심 원장은 “텃밭과 정원을 융합한 텃밭정원 연출의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공예 및 디자인 분야의 30여명 작가가 농부의 작업테이블, 텃밭조형물, 정원 공예품 등 자유로운 상상을 덧붙인 다양한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업실에서 일반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품은 재활용품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가든’(출품자 한송이). 어느 가정에나 한두 개씩 있기 마련인 물품들을 화분으로 쓴 것들이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워 준다.
정원용품들을 전시판매하는 ‘도시농부의 마켓 코너’에선 실용과 멋을 겸비한 예술가의 솜씨를 즐길 수 있다. 시골농부와 달리 주말에만 짬짬이 일하는 도시농부의 농기구는 녹슬기 쉽다. 그래서 옷칠을 해 보관성을 높인 농기구(최민우)와 가드닝도구(강희정)가 눈길을 끈다. 물과 습기에 강한 재질로 제작해 실내에서 텃밭을 가꿀 수 있도록 만든 굽이경작 선반(조병주)은 베란다가 없어도 도시농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안겨 준다. 이밖에 농부들이 우리 땅에서 일궈낸 안전한 먹거리와 유기농 비료, 씨앗들도 판매하고 있다.
KCDF 옥상에 조성된 옥상정원은 도시농부가 되고 싶은 이들에겐 산 교과서. 옥상을 조성한 가든 디자이너 최원자씨는 “옥상은 도시에서 농사를 짓기에 안성맞춤의 공간”이라면서 수확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보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도록 채소와 함께 꽃을 심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옥상에는 상추 한련화 등 채소와 꽃이 함께 어우러져 알록달록 꽃밭을 이루고 있다.
최씨는 또 옥상이나 베란다가 없다면 창가에서 종이컵 우유곽 등에 새싹채소, 어린잎 채소 등을 키우는 윈도우 팜을 즐겨보라고 아이디어를 준다. 컵에 구멍을 5, 6개 뚫은 뒤 흙을 담고 그 위에 무순 브로콜리 등의 씨앗을 5, 6개 뿌린 다음 물을 촉촉하게 주면 3∼5일 뒤 싹이 돋고 7∼10일이면 잎이 나와 수확할 수 있다는 것.
눈으로 보기만 해선 실감이 안 난다면 도시농부의 배움터에 참가해보자. 12일에는 허브다섯메 조강희 대표의 미니허브정원 가꾸기, 19일에는 뜰과숲 권춘희 대표의 실내용 미니 텃밭상자 만들기 강의가 진행된다. 전화(02-398-7945)로 신청하면 무료 수강할 수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