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선거 후폭풍] 佛 ‘동거녀 영부인’ 위상 논란
입력 2012-05-08 19:09
곧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가 될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당선자의 연인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의 ‘결혼하지 않은 영부인’ 위상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트리에르바일레는 올랑드가 대통령에 취임해도 결혼하지 않고 동거녀 신분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결혼하지 않은 영부인의 위상으로는 외국 방문이나 공식 행사 참석 때 의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오는 15일 이전에 올랑드 커플이 결혼할지도 모른다는 섣부른 추측들이 나올 정도다.
트리에르바일레는 그동안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올랑드가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해도 결혼하지 않은 영부인 역할은 물론이고 현재 직업인 기자직도 계속하며 자신의 세 아들을 키우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보수적인 인도나 일부 이슬람 국가의 경우 결혼하지 않은 상태의 영부인을 맞을 때 적절한 의전을 찾느라 곤혹스러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올랑드와 트리에르바일레가 결국은 결혼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도 2008년 1월 인도 방문 때 당시 연인이었던 카를라 브루니를 동반하려 했지만 의전 문제 때문에 무산됐고, 직전 걸프만 연안국 방문 역시 결혼 전이어서 함께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프랑스는 올랑드가 2007년 사회당 대선후보였던 세골렌 루아얄과 25년간이나 함께 살면서 자녀를 넷이나 둔 경우처럼 동거관계가 일반화돼 있다.
2007년 프랑스의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결혼을 하지 않고 함께 사는 동거 비율이 30.2%에 달했다. 이는 결혼이라는 전통관습에 대한 반발과 경제적 독립에 관한 욕구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프랑스 민법(515조8항)에 따르면 ‘안정성’과 ‘지속성’이 있는 이성 또는 동성 사이의 동거를 사실혼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동거부부는 직업 의료 주거 등과 관련해 사회보장 등 법적으로 결혼한 커플과 동등한 대우를 받도록 하고 있다.
정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