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현직 의사들 신학에 빠지다…한일장신대 이석재·홍순태씨
입력 2012-05-08 16:52
[미션라이프] 의학과 신학의 오묘한 조합을 꿈꾸며 진료로 바쁜 틈을 쪼개 신학을 공부하는 의사들이 있다. 전북 완주군 상관면에 위치한 한일장신대 재학생 이석재(50·신학대학원 3학년)·홍순태(48·신학부 4학년)씨가 그들이다. 둘 다 15년 이상 병원을 운영해온 베테랑들로 이씨는 누가내과·외과의원(전북 전주시 평화동), 홍씨는 오수치과의원(전북 임실군 오수면) 원장이다. 주로 낮에 공부하는 이씨와 밤에 공부하는 홍씨로부터 진료와 신학공부를 병행하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이메일과 전화로 이뤄졌다.
-어떻게 신학을 공부하게 됐나.
▲이석재=예수병원 국제의료협력단(PMC)에 소속돼 인터내셔널 코디네이터로서 스리랑카에서 8년째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몸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계몽 즉 ‘깨임’을 주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신학을 공부하게 됐다. 2010년 전문직 종사자 특별전형으로 입학했다. 바쁘다고 치면 한없이 바쁘지만 무언가를 내려놓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홍순태=매주 교회에서 주일설교를 듣고 매일 차에서 설교테이프를 들어도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일반적으로 신앙생활을 잘하는 교인들도 신학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체계적으로 신학을 공부하고 싶었고 내 자신을 깨우치고 싶었다. 2011년 신학부 야간에 편입학했다.
-병원과 학업을 병행하는 게 힘들지 않은가.
▲홍=오전과 낮 진료만 하기 때문에 시간 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진료가능한 시간을 미리 공지하고 급한 경우에는 내과 의사가 맡아주고 있다.
-신학을 공부해보니 어떤가.
▲홍=의학은 정형화된 딱딱한 학문인데 비해 신학은 +α(알파)적인 학문이어서 자유롭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밌고 늘 깨우침을 받는다. 또 다른 학문과 달리 인성과 연관돼 있어 의식이 바뀌고 행동도 달라지게 된다.
▲이=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에 대한 본질의 차이가 생긴다. 교회에서 장로 직분을 맡고 있어 신앙생활을 많이 해왔다고 자부하는데, 학교를 다니면서 더 많이 복음을 알아가고 있다. 예수님의 삶이 어떠했는지 구체적으로 깨닫게 돼 보다 실천적 능동적으로 삶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졸업 후 목사안수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의료선교현장에서 안수를 해줘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의료선교사로 파송되거나 파송된 선교사를 돕는 일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홍=신대원에 입학해 더 신학을 공부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